"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창작의 파트너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동반자입니다. “
최근 뉴욕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AI 부문 최우수상을 휩쓸며 주목받고 있는 김미라 감독을 만났다. 그의 대표작 '머나먼 여정'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이 만들어낸 새로운 미학을 선보이며 전 세계 AI 영화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다.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영화 보기를 좋아했던 김 감독은 늦은 나이에 선택한 대학 AI학과에서 관련 분야를 공부하면서 세상의 격변을 직감했다. 2023년 생성형 AI 출시와 더불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면서 그는, AI아트에서 창작의 날개를 달게 된다.
"생성형 AI가 대중 앞에 선을 보일 때 제 앞에 펼쳐질 무한대의 가능성에 번개를 맞은 듯 온몸이 떨렸습니다.“ 컴맹 수준이었던 디자인 툴도, 접근하기 어려웠던 AI 툴도 김 감독은 열정으로 극복하면서 AI 영상 전문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많은 팬이 생겼다.
김 감독의 실험적 시도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2040 미래 고속도로 대한민국의 녹색혁신’으로 한국도로공사 공모전에서 수상한 것은 물론, 통일부 주최 AI 통일 아트 챌린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과 독일에서 전시되고 있다.
"공모전은 제게 도전장이자 배움의 장이었습니다. 많은 낙선의 경험으로 작품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나만의 창작방식을 만들어갈 수가 있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이번에 세계 영화제 AI 부문에서 최우수상들을 석권한(뉴욕국제영화제(NYIFA), 오니로스 영화제, 심바이오틱 영화제, 암스테르담 뉴시네마 영화제, 베를린 독립영화제, 씨네파리 영화제, 로마 프리즈마 영화제) ‘머나먼 여정’은 김 감독의 가족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얼마 전 돌아가신 김 감독의 시아버님의 일생을 담은 내용이다. 일제 식민시대와 전쟁의 상흔으로 배고팠던 시절을 겪으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꿋꿋이 대한민국을 오늘날의 대국이 되게 만든 부모님 세대에 대한 존경과 경이로움을 보여주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진부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김 감독은 무너지기 쉬운 가족이라는 집합체를 휴머니즘을 동원해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승화시킨다.
AI 기술이 아니더라도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적인 내용을 한국어 립 씽크로 ‘대한민국 AI영화제’에 출품했지만 보기 좋게 낙방하고 오기(?)가 생겨 세계 각종 AI 영화제에 출품했단다. 문화 대국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에 부응해 한국의 역사, 한국어, 한국인의 정서 등 한국에 대한 모든 것들을 ‘한국어’로 알리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잇따른 수상 소식을 받으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다.
현재 유튜브 채널 '날아라캔디TV'를 통해 AI 영화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는 김 감독. “우리는 AI와 예술의 만남이 만들어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시작점에 있습니다. 저는 우리들의 이야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에 기반을 두고 그 속에서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역할을 AI로부터 찾고 있습니다. 분명 AI 영상과 일반 영상은 시각적으로든 기술적으로든 구별은 되겠지만 구현하려는 목적은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미라 감독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AI와 인간이 만들어갈 새로운 영화의 지평이 그의 작품을 통해 계속해서 확장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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