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의 향기나는 사람] 자연과 함께 걷는 사람, 박진호, 치유와 성찰의 길을 이끄는 여정
[이영철의 향기나는 사람] 자연과 함께 걷는 사람, 박진호, 치유와 성찰의 길을 이끄는 여정
  • 이영철 기자
    이영철 기자
  • 승인 2024.10.17 21: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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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과 해파랑길,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이어지는 한 남자의 꿈과 발자취
명예퇴직 후 ‘걷기’를 통한 새로운 삶 시작, 걷기는 '자신과의 대화'이자 '치유'의 시간

[이영철의 향기나는 사람]은 이영철 대구지국장이 직접 인터뷰하며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친 인물 혹은 이슈의 중심에 있는 인물에 대해 집중적으로 재조명한 기사로 꾸며질 예정이다.

박진호(71년생) 씨는 수십 년간 우체국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그 결단은 명예퇴직 후 ‘걷기’를 통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지리산 둘레길과 해파랑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이 길이 단순한 여정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치유하고 삶을 성찰하는 길임을 깨달았다. 이제 그는 네이버 밴드 '지리산 둘레길 및 해파랑길 걷기 모임'을 운영하며,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박진호 씨가 걷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그에게 걷기는 '자신과의 대화'이자 '치유'의 시간이다. 공무원으로서의 바쁜 생활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걷는 동안, 그는 자연 속에서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스트레스도 점차 해소되는 행복감을 느꼈다.

그는 걷기의 힘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걸어보세요. 걸으면 치유가 되고, 해답도 찾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그를 걷기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고, 지리산과 해파랑길을 혼자 걷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걷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리산 둘레길과 해파랑길은 대부분 교통이 불편한 시골 지역을 지나간다. 박진호 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체로 관광버스를 대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저렴한 비용으로 참가자들이 이동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롯이 걷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단체로 가면 비용도 절감되고, 이동 중에도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죠.” 그는 단체 여행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며, 모임의 에피소드 하나를 덧붙였다. 어느 주말, 회원 중 한 명이 실수로 다른 모임의 관광버스에 탑승한 일이 있었다. “우리 모임은 차 안에서 고성방가가 없는 조용한 분위기가 특징인데, 그분이 잘못 탄 차에서 분위기가 다르다고 바로 눈치챘더군요.” 다행히도 동일한 휴게소에서 다시 합류할 수 있었던 경험은 그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박진호 씨가 이끄는 모임은 매 주말 정기적으로 지리산 둘레길과 해파랑길을 걸으며 대자연과의 교감을 이어가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총 22개의 코스로 구성된 순례길로, 이 길을 걸으며 자연, 마을,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지리산 길을 걷다 보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모두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이 길은 단순한 걷기가 아닌, 마음과 자연의 교감이다.

해파랑길 또한 그의 사랑을 받는 코스다. 부산의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진 750km의 길을 한 달에 한 코스씩 걸으며, 그는 이 길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다. 동해안 해변길, 숲길, 마을길이 어우러진 이 코스를 모두 완주하려면 4년이 넘게 걸리지만, 그 여정 자체가 소중한 경험임을 그는 강조한다.

▲ 해파랑길 20코스 출발에 앞서 강구 해파랑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박진호 씨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리산 둘레길과 해파랑길을 완주한 회원들 중 일부를 선발하여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걸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수년 후의 일이겠지만, 이들에게는 일부 여행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는 모임의 회비 일부를 이 지원금으로 사용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이러한 걷기의 즐거움과 치유를 경험하게 하고 싶어 한다.

박진호 씨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는 현재 전국의 40개 시 지역별로 개설되어 있으며, 주말마다 참가자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35명 이상의 인원이 모이면 출발하며, 참가비는 3만 원이다. 이 참가비는 대부분 관광버스 대절 비용으로 사용되고, 남는 금액은 산티아고 순례길 지원을 위한 기금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함께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는 “네이버 밴드에서 '지리산둘레길 해파랑길'을 검색해 ‘사람과사람들’이 리더인 밴드에 가입해주시면 됩니다”라며 초대의 말을 남겼다.

박진호 씨는 자연과 걷기를 통해 삶의 새로운 가치를 찾았다. 그가 운영하는 걷기 모임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의 성찰과 치유를 위한 시간이다. 그는 자신의 발자취를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나누며, 궁극적으로는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함께하고자 한다.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과 함께 걷는 여정을 이끄는 그의 이야기는 향기나는 사람, 박진호의 삶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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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춘여사 2024-10-17 22:07:34 (116.39.***.***)
이 밴드를 통해 해파랑길 걸어봤는데 치유의 시간이었다는 말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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