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확산했던 조기 기준금리 인하론이 흔들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의 출발점은 놀라울 정도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 나가는 미국 경제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연말 소비 호조에 힘입어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3%의 성장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를 1.3%포인트나 웃돌았다.
또한 2023년 연간 성장률은 2.5%로 집계됐다. 1%대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미국 경제가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서도 이 같은 경제성장을 이룬 원동력은 실업률 3.7%라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노동시장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 호황이 역설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왔다는 점이다.
현재 연준은 기준 금리를 5.25~5.50%까지 올린 상황이다.
그러나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기준금리 수준에서도 연준의 전망과는 달리 노동시장의 호황과 소비지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만약 향후 수개월간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서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불충분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물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연준이 조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지난 18일 "성급한 금리 인하는 수요 증가를 불러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전망에서 올해 3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고, 올해 6~7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연준이 3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시장은 현재 50대 50으로 팽팽하게 전망이 갈린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첫 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되는 3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시장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올해 첫 FOMC 회의의 결론은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기자회견의 문답 과정에서 연준의 향후 행보에 대한 힌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제난디 골드버그 TD증권 미국금리전략분야 대표는 "연준이 인플레와의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할 리 없다"며 "연준은 시장을 향해 매우 조심스러운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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