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피했지만 車관세에 수출 9.2조원 감소할듯
상호관세 피했지만 車관세에 수출 9.2조원 감소할듯
  • 이준규
    이준규
  • 승인 2025.04.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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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산업계가 이른바 '퍼펙트 스톰'(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다만 앞서 25%라는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상호관세가 면제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25%의 품목 관세만으로도 현지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감소가 불가피해 현대차그룹과 한국GM 등 미국 수출량이 많은 국내 완성차업체의 경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의 부과 근거인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 예로 한국 자동차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꼽으면서 이번 상호관세 면제만으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언급하는 관세 '유연성'을 끌어내기 위한 국가 차원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부과 기준이 되는 타국의 불공정 무역관행들을 언급하며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미국산 자동차의 수출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 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며 "이런 엄청난 무역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의 비관세 장벽이 한국에 대한 관세정책 명분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됐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작년 7월 발간한 '2024 국내 비즈니스 환경 인사이트 리포트'에는 한국의 자동차 환경·안전 규제를 언급하며 "환경 혹은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부과되는 기술적 조치들은 한국 내 미국 자동차 기업에는 기울어진 운동장과도 같았다"고 꼬집었다.

암참이 문제 삼은 규제는 전기차(EV) 보조금 수립 절차와 주행거리 시험 방식, 온실가스 감축기준, 폐자동차 유해 물질 규제 등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도 지난달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한국 자동차 시장 진출 확대는 여전히 미국의 주요 우선순위"라며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배출 관련 부품 규제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USTR은 또 자동차 수입과 관련한 법을 위반할 경우 한국 세관 당국이 업체를 형사 기소할 수 있지만 세관이 한국에서 제조된 차량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대미 무역흑자 비중이 큰 국내 자동차산업을 겨냥해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산 자동차를 많이 사라는 압박이 담겨있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기준 자동차 및 관련 부품의 대미 무역흑자 비중은 71.9%로, 전체 품목 중 가장 컸다.

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트럼프는 우리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가장 큰 무역흑자를 내는 분야를 지적한 것"이라며 "결국 미국산 자동차를 사야 한다는 의미이고, 구체적으로는 테슬라를 사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배출 규제 등이 문제가 있다기보다 미국산 자동차들이 이 규제를 충족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은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자동차 분야, 혹은 이를 대체할 다른 분야에서 우리가 누리는 흑자를 줄이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라고 분석했다.

상호관세는 피해 갔지만 이날부터 수입 자동차 관세가 부과돼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타격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생산 대수는 413만대로, 이중 수출 대수는 278만대로 비중이 67%에 달했다.

여기에서 대미 수출 대수는 143만대(현대차·기아 101만대, 한국GM 41만대)로, 전체 생산의 35%, 전체 수출의 51%를 차지했다. 미국 자동차 수출액도 347억4천400만달러(50조원)로 집계됐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적용 시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63억5778만달러(9조2천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이자 글로벌 3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그룹의 수익성도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자동차에는 1천225만원가량의 관세가 책정된다. 이 중 40%는 미국 소비자가, 60%는 현대차·기아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현지 가격이 오르면서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대수는 지난해(현대차 91만1천대·기아 79만5천대) 대비 6.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이익 감소 폭이 각각 3조4천억원, 2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 현지화 정도에 따라 가격 상승의 반사 수혜가 관세 부담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3만대)과 기아 조지아공장(35만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30만대)를 운용하고 있고, 이 세 공장의 생산능력은 100만대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가동을 시작한 HMGMA의 연산 규모를 50만대로 늘릴 예정인데 그런 면에서 HMGMA가 관세 대응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HMGMA가 계획대로 30만대를 생산할 경우 영업이익 감소 폭은 현대차 1조원, 기아 9천억원으로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여기에다 HMGMA가 생산 규모를 50만대로 늘리게 되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관세가 없었을 때보다 오히려 5천억원 늘게 된다고 봤다. 내년부터 HMGMA에서 생산하는 기아는 영업이익의 큰 차이가 없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그룹과 별도로 북미 수출량이 전체 생산의 84%에 달하는 한국GM은 존폐의 위기에 몰렸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 미국 현지에 가성비 모델을 내세우고 있는데 관세로 가격이 오를 경우 판매량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과거 군산공장처럼 추가 구조조정이나 장기적으로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다만 한국GM이 독점 생산하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는 미국 GM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달해 GM본사가 섣불리 이러한 선택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다 최근 GM 본사 직원들이 시설 개선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부평·창원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도 지난달 임직원과의 미팅에서 "회사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왔고, 한국 사업은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말하며 철수설을 불식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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