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정 정치칼럼] 미국의 ‘우선주의 세계질서’
[신효정 정치칼럼] 미국의 ‘우선주의 세계질서’
  • 신효정 정치 칼럼
    신효정 정치 칼럼
  • 승인 2024.11.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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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국보호 중심! 동맹국들의 불안!

민주주의가 단절되지 않도록 상호 협력 강화, 폭풍을 견디는 지혜와 강인함 모아야 할 때

 

미국에 기반을 둔 비정부 기구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는 2023년 ‘세계의 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세계 자유 지수가 18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미국의 민주적 가치와 제도가 강화될지 약화될 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이번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전 세계는 트럼프 승리가 세계질서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민주주의 가치보다 미국 중심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곧 ‘트럼프식 세계질서’의 출현을 의미한다. 만약, 미국이 '자국 보호주의'로 기울게 되면 우호적인 동맹국들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매년 발표되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민주주의 지수는 미국이 민주주의 상징적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8년 연속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되었음을 지적한다. 이는 트럼프의 2016년 첫 집권기부터 시작된 정치적 양극화, 민주적 규범의 약화, 선거와 법치 절차의 훼손, 가짜 뉴스의 확산 등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스웨덴 예테보리(Gothenburg) 대학교의 민주주의 다양성(Varieties of Democracy, V-Dem) 연구소 역시, 미국의 민주주의 점수가 트럼프 첫 임기였던 2017년에 0.09점 하락해 0.74점이 되었으며,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고, 국회의사당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형사 재판에 회부된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재임 중 페이스북 계정 중지에 대해 ‘국민의 적’이라 비난하며 “용서하지 않겠다, 감옥에 넣겠다”라고 폭력적인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트럼프는 기존의 진보-보수 구도를 뛰어넘어 '경제난과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지지를 얻었고, 유세 중 백인들에게 “여러분이 힘든 이유는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때문”이라는 분열적 레토릭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불확실성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며 '세계 중심' 역할을 맡게 되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행사에서 45대에 이어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영광을 감사하며 “모든 시민과 그 가족,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라며 “강하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미국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하였다.

이미지 출처: ChatGPT 4o
이미지 출처: ChatGPT 4o

 

그의 귀환은 민주주의의 수호자보다는 미국의 이익과 번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식 세계질서’ 구축을 예고한다. 만약,미국이 더이상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아니라면, 민주주의의 미래는 누구의 손에 달려 있을지 의문이다.

 

정치적으로 트럼프는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고 하원에서도 다수 확보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강력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는 강력한 권력을 바탕으로 자국의 이익을 위한 ‘거래적 고립주의’ 시대를 열겠다고 시사하며, '미국 중심'의 외교·산업·통상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세계화된 시장에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관세 대폭 인상 공약은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며,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폭스 뉴스는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 사회의 극단적 분열을 심화시킬 것이라 보도하였고, 뉴욕타임스는 그의 재집권을 ‘미국 주도 세계질서의 종언’이라고 표현하였다.

 

한국 역시 트럼프 재집권이 미칠 국내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을 9배 인상하여 연 13조 원으로 늘리겠다는 공약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법 개정 가능성 등은 한국 경제와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 가치보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하는 현대사회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세계 각국은 민주주의 수호보다 자국 이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1992년 미국 빌 클린턴이 대통령 선거에서 사용한 유명한 슬로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the economy, stupid)’가 오늘날의 시대정신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사회는 경제적 이익을 과도하게 중요시 여기고,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이 점점 소외되고 있다. 철학과 인문학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현실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민주주의의 가치'보다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미래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국은 ‘미국 우선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변화하는 국제사회와 미국의 영향력을 주목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외의 어려운 위기 속에서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확보하고, 정부와 의회, 그리고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국민을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알렉시 드 토크빌은 민주주의 발전이 연속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이 아닌, "우연과 단절의 역사"였다고 하였다. 민주주의가 연기처럼 사라지는 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위기의 폭풍을 견디는 지혜와 강인함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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