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그린벨트 풀어 주택공급"…지역은 '기대 보단 우려'
"수도권 그린벨트 풀어 주택공급"…지역은 '기대 보단 우려'
  • 김건희 기자
    김건희 기자
  • 승인 2024.08.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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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시책과 맞지 않는다"…남양주시 "사전 협의 전혀 없어"
비수도권 "수도권 초집중 가속…지방시대 포기한다는 것" 반발

정부가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린벨트 너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린벨트 너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자료사진]

8일 정부가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주요 골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총 8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신규 택지 후보지를 오는 11월부터 발표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에 발표한 3기 신도시와 수도권 택지 주택 규모를 2만가구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3기 신도시에 속한 지역들은 이런 정부의 청사진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3기 신도시에 속한 고양시는 정부의 이번 정책이 시책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고양시는 3만8천가구 규모의 창릉신도시를 자족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판교신도시의 2배가 넘는 130만㎡ 규모의 자족용지(기업·일자리 용지)를 역세권에 집중 배치하고, 기업 요구에 맞춰 자족용지의 성격을 다양화한다는 구상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우리는 기업을 유치해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벗으려고 노력 중인데 또 아파트를 늘린다는 것은 시의 입장과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3기 신도시에 속한 남양주시 왕숙지구[연합뉴스 자료사진]
3기 신도시에 속한 남양주시 왕숙지구[연합뉴스 자료사진]

신도시 6곳 중 2곳(왕숙지구·왕숙2지구)이 있는 남양주시는 이번 정부 정책과 관련해 "우리와 교감이나 협의는 전혀 없었다"며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남양주시 고양읍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물량 확대는 처음 듣는다. 소문도 전혀 없었다"면서도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집값 하락 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비수도권에서는 국토 균형발전을 주창하던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 초집중을 가속하고, 지방시대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두영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 공동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그린벨트 정책은 세계적으로 좋은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수도권을 위해서도 난개발을 막기 위해 더욱더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에 주택공급을 아무리 늘려봐야 소용이 없다. 수도권 집중화가 계속되면 결과적으로 집값이 또 오르고 주택난이 되풀이될 것"이라며 "서울의 집값을 잡으려면 비수도권에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수도권 집중화를 억제하는 수요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 균형발전 정책 촉구하는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연합뉴스 자료사진]
국토 균형발전 정책 촉구하는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수도권 초집중을 억제·해소해 균형발전으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여야 정당이 정파와 지역과 이념을 초월해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역시 "수도권의 주택공급은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다각도로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며 "목적도, 이유도 잘 모르겠는 그린벨트 해제와 택지 공급은 되려 수도권 집중화를 야기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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