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권한이 없는 담보신탁 아파트를 서민들에게 임대해 수십억원의 보증금을 가로챈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500명이 넘는 피해자를 양산해 '전북지역 최대 규모의 전세 사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주지검 형사1부(정보영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위반 혐의로 아파트 시공사 대표 A(69)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범행을 도운 임대법인 운영자 B(60)씨 등 9명도 사기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희대의 사기극은 2018년 11월 완주지역 한 아파트 소유권이 시공사의 부동산 담보신탁 대출로 신탁회사와 금융기관에 넘어가면서 시작된다.
시공사 대표 A씨는 소유권 이전으로 이 아파트의 임대 권한을 잃었는데도 정상 임대로 가장해 임차인 289명으로부터 보증금 21억5천730만원을 받아 챙겼다.
B씨가 운영하는 임대법인 또한 같은 수법으로 신탁회사 동의 없이 임차인 114명을 모집해 보증금 6억9천700만원을 가로챘다.
통상 2018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이뤄진 시공사의 범행을 1차 사기, 2019∼2021년 발생한 임대법인의 범행을 2차 사기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부동산자문업자와 무허가보증업자도 2021∼2023년 똑같은 방법으로 임차인 182명을 따로 모집해 보증금 30억1천600만원을 편취했다.
한 아파트를 놓고 같은 기간에 벌어진 기막힌 3건의 전세 사기는 시공사와 임대법인, 공인중개사, 무허가 보증보험업체 직원 등이 공모하고 임차인들을 속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아파트는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갔으므로 신탁사가 퇴거를 요구하면 임차인은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나가야 했는데, 되레 시공사와 임대법인은 '아파트가 신탁돼 있어 안전하다'고 둘러댔다.
공인중개사와 보증보험업체 직원 또한 '이 아파트는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임차인들을 안심시켰다.
임차인 대부분은 대학생이나 은퇴한 노년층, 외국인 노동자 등 서민층이어서 보증금 편취를 작정한 사기꾼들의 꼬드김에 넘어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뒤늦게 자신도 모르게 아파트가 임대된 사실을 알게 된 신탁회사는 최근 임차인들에게 퇴거 안내문을 발송하거나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조처에 나섰다.
이 때문에 임차인들은 '언제 아파트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3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6개 검사실이 포함된 '전세 사기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이후 A씨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비롯해 공인중개사, 대출 모집업자 등을 조사해 이 사건이 조직적인 범행임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한 처벌을 받고 임차인들이 피해를 원만히 회복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서민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전세 사기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연합뉴스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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