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폭넓게 추진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최근 발간한 '중국 지역별 소비 촉진 정책 내용 및 우리 기업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내수 침체가 이어지자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 당국과 협력해 중고차나 오래된 가전제품을 교체하는 소비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식이다.

이에 따라 구형 자동차를 신형으로 바꾸는 경우 대당 1만5천위안(약 280만원)을 지급하며, 특히 전기차로 교체하는 경우 대당 2만위안(약 380만원)까지 보조금을 준다. 자동차 구매 자금 대출 우대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도 있다.

또 구형 가전제품을 에너지 효율 2등급 이상으로 교체하거나 새 제품으로 구매하면 최대 2천위안(약 38만원)을 지급한다.

부동산 거래를 독려하기 위해 노후 주방 기구, 가구 등 인테리어 제품에 대한 교체 보조금을 지원하는 지역도 있다.

보고서는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 당국이 공업, 농업, 교통, 물류, 의료 관련 설비와 문화관광 등 분야로 지원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둥(廣東)의 경우 국가 지원 범위에 해당하는 노후 농기계 교체 시 지정된 보조금을 지급하고, 성 단위의 보조금도 추가로 지원한다.

랴오닝(遼寧)은 전력, 철강, 비철금속, 석유화학 등 산업의 에너지 절약 및 저탄소 개조를 위한 설비교체 시 최대 투자액의 15%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 같은 수요 증가로 중국의 연간 설비 투자 시장 규모가 5조위안(약 941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가전, 가구 등 대부분 소비재의 중국산 점유율이 높아 해외 브랜드로의 교체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고사양·고기술력을 요구하는 설비 분야에서 외국산 교체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형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중국 기업이 고품질 수입 설비로 교체하려는 수요를 한국 기업들이 적극 발굴해 중국 시장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지역별 지원 정책 내용과 외자기업 적용 여부, 참여 조건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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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기자 kim6211@fntoday.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