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은 학습법을 전수하는 대학생 창업가이다. 학원이나 학교에서 학습진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과 과외를 받기에는 사교육비가 높다는 사회적 문제를 놓고 해법실험에 도전한 두 사람이다. 이들의 창업은 단순한 과외가 아니다. 다양한 환경 속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입시생 개개인에게 적합한 학습법을 제공하고, 교육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들만의 공부철학과 학습법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래서인지 수강생들은 그들의 학습법을 사람 중심의 교육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들이 만든 학습법과 교육철학을 짧게나마 담아보고자 한다.
Q. 근래 가슴을 뛰게 한 일이 있나요?
우: 여름방학에 과외를 시작한 학생이 하나 있었다. 성적은 6등급 정도였고, 공부 방법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본을 다지자는 생각으로 공부 습관부터 잡아갔다. 기계적으로 문제만 푸는 게 아니라, 배운 내용이 자기 것이 됐는지 점검하고 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처음에는 학생이 “다른 친구들은 문제집을 몇 권씩 푸는데 저는 한 권만 해도 되는 거예요?”라며 불안해했다. 그럴 때마다 “기본이 제대로 잡혀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하며 설득했다. 두 달쯤 지나자 학생이 “쌤, 저 이제 공부가 뭔지 알 것 같아요. 하루 공부를 마치면 성취감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내가 알려준 공부법이 효과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전하고자 했던 의도가 전달된 것 같아 정말 뿌듯했다.
Q. 본인의 가르치는 학습법을 키워드로 나타낼 수 있다면 무엇이 될까요?
심: “피드백”과 “올바른 관심과 기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피드백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제는 정보가 부족해서 공부를 못 하는 시대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도 EBS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양질의 강의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강의를 듣는다고 해서 모두가 높은 성적을 받는 건 아니다. 같은 강의를 듣고도 결과가 다른 이유는, 그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식 전달 자체보다 중요한 건 학생이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체화하며 응용할 수 있는지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피드백이다. 학생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부분을 정확히 채우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피드백이 잘 이루어지면 국어, 수학, 영어, 탐구 과목 모두에서 성적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이 스스로 피드백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다. 개념 공부를 할 때도 백지에 개념을 적어보고, 틀린 부분을 체크한 뒤 다시 적는 과정을 반복하게 한다. 이런 훈련을 통해 피드백 과정을 자연스럽게 체화하도록 지도한다.
다음으로 “올바른 관심과 기대”다. <회복탄력성>이라는 책에서 카우아이 섬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카우아이 섬에서 자란 아이들 중 1/3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잘 성장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조사했더니, 공통적으로 한 사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는 점이 있었다고 한다. 그 한 사람이 부모님일 수도, 친구일 수도 있는데, 그 관심과 기대가 아이들에게 신뢰를 주고, 그 신뢰가 자기 자신을 믿는 힘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공부도 결국 도전과 실패의 반복이다.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포기하기 쉬운 길이다. 그래서 나는 절대 학생을 포기하지 않고, 각 학생에게 맞는 방법과 길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Q. 그러한 학습법은 어떤 과정을 통해 찾게 되셨나요?
심: 이 모든 것은 나의 결핍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학원에서 방치되는 학생이었다. 다른 학생들과 진도를 맞추기 힘들었고, 격차가 벌어지다 보니 숙제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난 왜 이렇게 수학을 못할까 생각하곤했으며, 자존감도 정말 낮았었다. 일례로, 숙제를 못해갔던 사실을 부모님이 알게 되었는데, 곧바로 학원을 그만두라고 말씀하시더라. 나름대로 따라가려고 발버둥치면서 노력했는데 누구도 방법을 알려주거나 관심가져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슬퍼서 하루종일 울었던 기억이 난다. 계속되는 실패에 공부를 포기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다시 펜을 잡았고, 그때부턴 내가 나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져주며 철저히 관리했다. 이때 피드백이 실력 상승의 핵심임을 깨달았다. 수포자였던 내가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학습법을 정립할 수 있었고, 과거의 나와 같은 학생이 더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세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한후 허수학을 만들게 되었다.
Q. '허수학'을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우: 허수학은 허수들을 위한 수학교육을 의미한다. 이때 허수는 흔히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지칭하는 단어다. 이렇게 수학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학원선생님이나 학교선생님은 관심을 잘 가져주지 않는다. 몇 명의 학생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도 선생님은 계획된 진도를 따르게 되고, 풀이에 대한 설명은 중위권 이상의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그러다 보니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은 그저 소외되고 뒤쳐진 감정을 느낀채, 올바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과외는 그런 점을 해소해 줄 수 있지만, 금액이 너무 높아 많은 학생들이 하기에 어렵다. 우리는 수학공부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게, 전에는 소수만이 누릴 수 있던 교육을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이 있다. 그래서 허수학을 만들었다.
Q. 학습법을 전수하고 난 후 수강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심 : 학원에서 적응하지 못해 가족과의 불화가 있었던 수학7등급 학생이 있었다. 그 아이와 수업을 하고 3등급까지 올라갔는데, 성적을 올려준 것도 큰 보람이있었지만, 더 보람있었던 것은 아이가 더이상 실패를 회피하거나 부정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실패를 해도 괜찮다고, 실패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음 계획을 세우면 된다는 점을 함께 깨우쳐 나갔고, 그런 점에서 성장한 면모가 보여 뿌듯한 감정이 들었다.
우 : 허수학을 그만둔 학생들이, 허수학에서 터득한 공부법으로 다른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혼자서 잘 하고 있다는 연락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허수학의 최종 목표는, 본질적인 공부법을 학습시켜 학원을 그만두더라도 혼자서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
Q. 가격이 싸던데, 이유가 있는지?
심 : 학원이나 인강으로는 공부하기 어려워하지만, 과외를 받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되어 못하고 있는 학생을 위해 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소수의 학생에게 고액을 받으며 과외를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중 우연히 지인중에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학생이 학원에서 걸레질을 하며 원장님께 사정하여 학원을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부에 대한 의지가 있으나 교육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고려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더 좋은 교육을 더 많은 학생들이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을 교육자로써의 목표로 삼게 되었다. 소수만이 누릴 수 있던 교육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가격을 낮추면서 양질의 교육을 놓치지 않기 위한 시스템을 고심했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학생이 재대로 따라오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과, 학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공부할 수 있게 돕는 적절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는 앞서 말한 학습법과도 연결되는 맥락이다.
대면 실시간 강의를 비대면 자체제작 강의로 전환함으로써 낮은 가격을 실현했다. 앞으로는 ai와의 협업을 통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Q. 수강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마디
우 : 고등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기준을 자신에게 두고 기준을 타협하지 마라“ 라고 하고 싶다. 대학오거나 사회에 나가면 주변사람들이 하자는 대로 하기 쉽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다만 그 방법이 공부만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유념해줬으면 좋겠다. 일단 충분한 시간을 갖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본 후, 공부를 통해 꿈을 이뤄보고 싶다면 우리에게 오라고 말하고 싶다.
Q.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심 :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열망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언젠가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꿔보겠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임해왔다. 실패하기도 했다. 고난이 많았다. 제휴업체 사장님을 만나러 갔다고 만나뵙지 못하고 돈도 없고 차편도 끊겨서 노숙도 해봤다. 그럼에도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제 허수학을 통해 좋은 교육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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