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조세'로 꼽히는 부담금이 내년에 23조원 걷혀 5년 만에 감소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전력산업기반기금·농지보전부담금 등 53개 부담금에서 2조원 넘게 줄어들 전망이다.
3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부담금운용종합계획서'에 따르면 내년 계획된 부담금 징수 규모는 23조1천866억원이었다.
이는 올해 계획분(24조6천157억원)보다 5.8% 감소한 것이다.
계획대로 걷힌다면 부담금은 2020년(-1.2%) 이후 5년 만에 전년보다 징수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2022년에도 부담금을 전년 계획보다 3.5% 감소한 20조4천659억원 걷힐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나, 실제 실적은 22조3천710억원으로 전년(21조4천349억원)보다 많이 걷혔다.
정부는 올해 3월 정비 계획을 밝힌 부담금 중 상당수를 이미 감면하고 있는 만큼, 내년 부담금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시행령을 개정해 전력산업기반기금, 관광기금 재원인 출국납부금, 여권 발부시 납부하는 국제교류기여금 등 12개 부담금을 감면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줄어드는 부담금 규모는 연간 1조5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학교용지부담금,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등의 폐지를 담은 개정안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의 부담금이 내년에 5천148억원 감면된다. 정부는 이 부담금의 부과 요율을 내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1%포인트(p) 인하할 계획이다.
농지보전부담금(-3천999억원), 천연가스 수입부과금(-2천254억원) 등도 줄어든다. 정부는 내년에 53개 부담금에서 총 2조3천869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36개 부담금에서는 징수 규모가 9천578억원 늘어난다.
지역신용보증재단 및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출연금은 1천799억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금융회사의 출연요율이 상승한 결과다.
담배 반출량 증가로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1천323억원, 장애인 의무 고용률 증가 등으로 장애인고용부담금이 740억원 늘어날 것으로 각각 예상된다.
내년에 징수하는 부담금은 각각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으로 귀속돼 재원으로 쓰인다.
중앙정부 수입에 들어갈 부담금 규모는 전체 부담금의 88.0%인 20조4천103억원이다. 중앙정부 기금에 17조3천925억원, 특별회계에 3조178억원 등이다.
지자체 수입은 전체 부담금의 9.1%인 2조1천76억원이다. 공공기관은 6천688억원(2.9%)이다.
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정부 등 공공주체가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 지급 의무를 말한다. 영화 티켓값에 들어있는 영화발전기금처럼 국민이 '나도 모르게' 지출하는 준조세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91개 부담금을 원점 재검토해 지난 3월 총 32개를 폐지하거나 감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회원제 골프장 시설 입장료 등 22개 부담금이 국회 논의를 거쳐 폐지된다면 내년에 운용할 부담금은 91개에서 69개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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