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고3 진학 후 뒤늦게 진로를 바꾸려고 직업 교육을 받는 일반고등학교 학생들이 8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인천 내 일반고 3학년생 가운데 '직업과정 위탁교육'을 받는 학생은 833명으로, 지난해 755명보다 78명(9.36%) 늘었다.
인천 지역 일반고 졸업생이 1만9천명가량인 점을 고려했을 때 전체의 4%가 넘는 고3 학생들이 직업 교육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제도는 전문적인 직업 교육을 원하는 일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국비 과정이다.
주로 대학 진학보다 취업을 위해 이 과정을 지원한 고3 학생들은 고용부가 선정한 위탁기관에서 1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직업 교육을 받는다.
교육 당국은 일반고에 진학한 많은 학생이 뒤늦게 직업 교육을 받는 이유로 대입 위주의 교육과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 부족을 꼽는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보통 대학교 진학이 목표인 입시 위주의 교육 아래 성적만 고려해 일반고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거나 관련 정보가 많지 않아 일반고에 갔다가도 진로를 다시 설정해 직업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고3이 돼서야 직업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경우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뒤늦게 진로를 다시 선택하거나 대학 진학을 원하지 않는 사례 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반고 1학년생 때만 할 수 있는 특성화고로의 '진로 변경 전학'이 쉽지 않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3년간 특성화고로 진로 변경 전학을 희망한 일반고 1학년생은 모두 300명이었다.
그러나 각 학교의 정원 문제로 인해 실제 특성화고 전학에 성공한 일반고 학생은 172명(57.3%)에 불과했다.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이 진로 변경을 원하더라도 특성화고로 다시 옮기기가 쉽지 않고, 3학년에 올라가서야 뒤늦게 직업 교육을 받는 사례가 상당히 많은 것이다.
직업 교육을 선택한 고3 학생이 늘면서 자신이 원하는 위탁기관에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인천에 직업교육 위탁기관 60곳이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서울 등 다른 지역 위탁기관 14곳에 인천 지역 학생들이 몰렸다. 인천 내 기관에 원하는 과정이 없거나 희망 기관의 인원이 다 찬 경우다.
시교육청은 고교생들의 뒤늦은 진로 변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천 내 진로체험지원센터 16곳을 통해 중학생 시기부터 다양한 진로 체험과 상담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특성화고 진학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각 학교의 특성을 담은 소개 영상을 제작해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보통 성적으로 잘라서 일반고와 특성화고 진학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에 학부모와 교사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진로교육지원단을 통해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진로 상담 코칭을 제공하고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직업 멘토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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