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제시된 기업이 여전히 많아 내년에도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24일까지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개사 중 한 곳 이상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무보증 회사채 기준, 금융채·발행자등급·기업어음 제외)은 총 41곳이었다.
조선·해운·건설업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으로 신용등급 하향이 줄을 이었던 2016년(50개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올해는 정유, 호텔·면세, 상영관, 유통 등 코로나19 타격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이 많았다.
SK에너지, S-Oil 등 주요 정유사가 각각 AA+에서 AA로 한 등급씩 하향 조정됐고,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도 각각 AA에서 AA-로 하향됐다.
CJ CGV(A+→A→A-) 등 등급 하향 조정이 두 차례 이상 이뤄진 기업도 6곳이나 됐다.
이런 신용등급 하향 기조는 내년에도 코로나19 타격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지속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하면서 내년도 정기평가 때 실적 타격이 큰 기업의 등급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동안 코로나19 충격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등급 전망만 부정적으로 변경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나이스신평의 경우 현재 70개사에 부정적 등급전망(기업신용등급·보험금지급능력평가 포함)을 부여한 상태다. 긍정적 전망이 부여된 곳은 13개사에 불과하다.
무디스의 유완희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부정적 전망 기업의 등급이 꼭 하향 조정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신용등급에 하향 압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도 한국기업 신용도 전망에 대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억제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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