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엔 의문…대만 문제 맞물려 불씨 키울 우려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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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그간 수많은 민간인 희생 속에 국제 정세를 혼돈으로 옭아맸던 '두 개의 전쟁'에 각각 휴전 협상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복잡하게 꼬였던 고차방정식을 단칼에 끊어내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트럼프식 해답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일단은 현실적인 평화 구상이 되기 어려운 데다 오히려 새로운 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교본을 새로 쓰고 있다"며 협상을 주도하는 그의 스타일을 분석했다.
가자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수십 년간 지속돼 온 미국의 정책을 단숨에 뒤집는 '비전통적 접근법'으로 요약된다.
가자 전쟁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타국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접수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누구도 상상치 못한 구상을 내놓았다.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수립을 지지해 온 미국의 전통적 '두 국가 해법'을 밑바닥부터 뒤집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구체적인 종전 구상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침략에 반대해 온 기존 미국의 입장과 달리 상당한 양보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온전한 영토 수복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스타일을 두고 "자신에게 설득할 힘이 있다는 확신, 역사적으로 중요한 평화 협정을 이끌었다고 인정받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동맹국인지와 상관없이 더 약한 나라에 짐을 지우는 해법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애슬래틱카운슬의 선임 이사인 윌리엄 웩슬러는 트럼프 전략의 핵심을 "미국이 덜 개입할수록 부담도 적어진다"고 요약했다.
지금까지는 트럼프 스타일이 잘 통하는 분위기다.
가자 전쟁은 아슬아슬한 가운데서도 15개월 만에 휴전 협정이 타결돼 일부 인질 교환이 이뤄졌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발발한 지 약 3년 만에 가장 평화에 근접했다.
다만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미국의 안전 보장을 원하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이 들어서기를 원하는 러시아 모두가 휴전의 각론을 두고 충돌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에 미리 선을 그어 버림으로써 미국의 협상력도 제한됐다.
유럽의 한 고위 관료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은 늘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해 왔지만, 지금까지는 아직 어떤 힘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중동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 공개 이후 아랍권의 반발이 이어졌고,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재개될 가능성도 커져 가고 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에도 '비전통적 접근'이 의도와 다른 결과로 이어졌던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수교를 추진한 아브라함 협정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배제한 채 이뤄졌으나, 결국 아랍권 전체의 동의를 얻지 못한 데다 오히려 하마스의 2023년 10월 이스라엘 공격에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WSJ은 국제분쟁을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스타일이 중국과 대만 관계에 적용될 경우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은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전통적인 정책인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고 있다.
신미국안보센터 리처드 폰테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포함한 '거대한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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