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흘 뒤면 7월26일부터 8월11일까지 제33회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우리나라는 단체종목으로 여자핸드볼 대표팀만 지역예선을 통과하여 참가하고 축구, 야구 등 모든 단체종목은 참가하지 못하는 가운데 역대 최소 인원인 선수 142명과 임원 110명의 총 252명의 태극 선수단이 파리에 간다.
체육계에서는 현 대한체육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이래 10위 이내였던 올림픽 종합 순위가 크게 하락한 것과, 3백명 이상이었던 참가 선수단의 수가 급격히 축소된 것을 두고 그 책임감에 대한 원망과 비난이 심하다. 언론에서도 당연히 쓴 소리를 많이 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를 예상하는 당사자는 매우 당당하다. 회장 8년간 체육계 난제에 미동도 않던 그가 올림픽 이후에 새삼 엘리트스포츠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니 많이 황당하다.
문대통령도 그랬고 윤대통령도 그랬다. 올림픽에서 이제 메달은 필요없다고. 그래서 현 회장은 나름 자신을 얻었는지 모른다. 아니 위안을 얻었을지 모른다. 체육계 일부와 국민 상당수도 이제는 메달 지상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본다. 결코 시대에 역행하는 말이 아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위정자들과 국민들, 체육인들 생각의 행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분명히 의미심장한 말이 생략되어 있다. 과거와 같이 <오로지 메달만을 위해서>, <선수들 공부 안시키고 심하게 다루어서라도>, <국가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메달 따는 짓은 이제 그만하자는 생각이다.
맞다. 이제 그러면 안된다.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러나 정당하고 치열한 노력과 과정의 목표로서 올림픽 메달이 혹여 부정되거나 폄훼돼서도 안된다. 선수들의 꿈의 무대가 자칫 최선을 다하는 정도의 말 그대로 축제의 장으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올림픽에서 아마추어리즘이 무너진지 오래고 이미 많은 종목에서 프로와 아마 선수들이 개인과 국가의 명예를 위해서 최상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말이 그렇지 올림픽은 차치하고라도 전국체육대회나 도민체전에 참가한 선수들이 마냥 즐기다 와보시라. 뒷감당이 만만하지 않다.
주변에서 격려하는 말로 위안받고 느슨해질 선수들은 없다. 겉으로 그렇게 보일지라도 즐기라고 해서 즐기는 선수들 거의 없다. 적어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각 종목 최고의 선수들이다. 특히 올림피언들은 신체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도 일반인들과 다른 사람들이다. 그렇게 훈련되어 왔고 그렇게 살아왔다. 결코 아무나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소리를 해도 오로지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메달은 이제 필요없다는 식으로 오해되는 게 가끔은 생뚱맞기도 하고 안타깝다. 어떻든 이기기 위해 간 김에 이왕이면 꼭 메달을 따서 돌아오면 좋겠다. 올림픽의 성과는 엘리트스포츠 뿐만 아니라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그리고 국민 정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올림픽 메달은 개인의 영광이지만 분명히 우리나라의 영광이다. 국민 모두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열광하지만 잘하면 더욱 큰 감동을 받고 찬사를 보낸다. 개인의 영광 뿐 아니라 태극 마크에 우리 모두가 하나 되기 때문이다. 부디 찜통 더위를 이겨내고 부상 당하지 말고 좋은 성과 거두고 돌아오라. 그대들은 올림픽 국가대표다. 비록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충돌하고 있지만 선수와 지도자들이 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 맘에도 없는 회장님의 엄살을 보란듯이 납작하게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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