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사퇴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야당의 탄핵 소추 시도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홍일 위원장은 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개최된 퇴임식에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작금 사태로 인해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 통신 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김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 위원장은 “야당이 국회에 발의한 탄핵안에서 주장하는 탄핵사유가 법적 정당성을 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야당의 탄핵 소추 시도는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구하려는 것보다 저에 대한 직무정지를 통해 방통위의 운영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6개월 동안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공익성을 높이고 방송통신미디어 분야에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성을 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국회 추천 상임위원의 부재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급한 방송통신 정책 현안에 대한 결정을 계속 미룰 수 없어 불가피하게 2인 체제의 위원회를 통해 정책을 논의하고 의사를 결정했다”고 지난 6개월간 방통위원장 재직의 소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진 안건들은 저와 부위원장이 법과 양심에 따라 적법하게 심의 의결해 결정했다”며 “위원회의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저와 위원회에 있다. 위원회의 심의 의결과 관련해 최근 일부 정치권의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의견 개진이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무책임한 야권의 공격을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취임 시 방송통신 현안이 산적한 엄중한 시기에 위원장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는데, 그 어려운 짐을 남겨 놓고 먼저 떠나게 돼 매우 무겁고 미안한 마음”이라며 “지난해부터 국회가 방통위 탄핵 소추를 두 번이나 추진하고 위원장이 사퇴하는 작금의 현실이 정말 불행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동안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겠지만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 우리 위원회와 사무처 직원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찾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3일 또는 4일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위원장 직무가 중단되는데 이 기간이 6개월 가량 소요된다. 김 위원장이 사퇴를 하지 않았더라면 방통위 업무는 최대 6개월의 공백 상태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이다.
후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전 사장은 윤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시절 언론특보로 참여한 바 있다.
후임 방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거쳐 한 달 안에 임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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