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두달 새 연 3.50%에서 3.00%로 0.50%p 내린 데 따라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연간 약 6조원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등에 금융기관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 대출자들이 효과를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가계 이자 부담 1인당 30만6천원 감소…자영업자도 3조5천억원↓
기준금리가 내리면 통상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 역시 줄어들면서 대출금리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p 내리고, 대출금리도 그만큼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6조원 줄어든다.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30만6천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은이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에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67.7%)을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금리 인상기 타격이 컸던 취약차주는 이자 부담이 약 3천억원(1인당 24만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차주를 의미한다.
가계뿐 아니라 높은 금리로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50%p 내리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3조5천억원(1인당 111만원)가량 줄어든다.
자영업자 다중채무자는 이자 부담이 2조5천억원(1인당 139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 올라…한은 "이자 경감 효과 점차 커질 것"
이런 분석은 모두 한은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기관 대출 금리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은 다른 양상이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등 영향 탓이다.
한은이 지난달 금리를 내렸지만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석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55%로 전월(4.23%)보다 0.32%p 올랐다.
8월(+0.02%p), 9월(+0.15%p)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2022년 9월(+0.39%p)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3.74%에서 4.05%로 0.31%p나 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의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한 달 새 0.06%p 상승했고,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인 영향도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블로그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 대출금리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 "대출 지표금리인 시장금리가 국내외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미리 반영해 빠르게 하락한 상태였고, 은행들이 8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틀과 긴 시계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파급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신규 대출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고 기존 대출이 차환되거나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갱신주기가 도래하면서 이자 부담 경감 효과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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