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숨통 트일 것’… 중기·소상공인 소비 회복 기대
‘기준금리 인하로 숨통 트일 것’… 중기·소상공인 소비 회복 기대
  • 최종국 기자
    최종국 기자
  • 승인 2024.10.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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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등 금융 비용 부담 완화… ‘원금 상환 유예·배달앱 수수료율 인하’ 목소리도

“대부분 중소기업은 변동금리로 대출받는데 운영자금, 설비자금을 다 대출받아 사용하고 있어 아무래도 금리가 인하되면 이런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전남 여수에서 고무 제품 제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내리자 크게 환영했다.

경기도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40대 B씨는 “사람들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외식비인데 숨통을 좀 틔워줬으니 이제 지갑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통화 긴축 시대를 3년 2개월 만에 끝내자 금융 비용 부담 완화와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환영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과 함께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 만에 완화 쪽으로 돌아서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내수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크게 반길 수밖에 없는 이벤트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이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복합 경제위기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고 영세 업체를 중심으로 폐업으로 내몰렸다.

실제 올해 1∼7월 지급된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은 8,88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4% 늘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6,142억 원에서 2020년 7,283억 원, 2021년 9,040억 원, 2022년 9,682억 원 등으로 매년 늘었고 지난해(1조 2,600원)에는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다.

그나마 최근 들어 고물가와 고환율은 진정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도 중동 지역 불안 요인이 있지만 1,200원대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금리가 마지막으로 남은 부담 요인이었는데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 등 금융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금융권이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대출금리를 신속히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부진한 소비가 살아나 경영 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통계청의 ‘서비스업 동향 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작성한 ‘최근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는 지난해 동기보다 2.4% 하락했다. 지수 상승률은 이른바 ‘카드 대란’으로 내수 소비가 크게 꺾인 2003년(-2.4%)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이번 금리 인하로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본다”라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소상공인 금융 이자 부담이 완화되는 것은 물론 위축된 소비도 좀 진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에서는 과거 기준금리 인하에도 자금조달 비용 감소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셌던 만큼 금융당국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와 자금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점검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비용 부담이 경감되고 기업투자와 소비가 확대돼 우리 경제가 새로운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라며 “중소기업계도 그동안 고금리로 미뤄둔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려 경제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부담 완화와 소비 진작 외에도 원금 상환 유예, 배달앱 중개 수수료율 인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C씨는 “금리가 낮아지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소상공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원금 상환을 유예해달라는 것”이라며 “대환대출을 할 수도 있지만 신용대출을 한도까지 채워 대출받은 소상공인이 많아 이 또한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외식 소비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매일 빠져나가는 과도한 배달앱 중개 수수료율을 낮추는 게 더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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