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서울 아파트 거래 급증…강북·양천 등 비강남권 상승 주도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급증…강북·양천 등 비강남권 상승 주도
  • 김현주 기자
    김현주 기자
  • 승인 2024.08.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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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거래량 최다' 가능성…매매가 전고점 돌파 단지도 늘어
"너무 올랐나" 비수기 겹친 8월은 거래 주춤…"8·8대책 효과 좀 더 지켜봐야"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월 거래량을 넘어 4년 만에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금리 안정세 속에 아파트값이 예상보다 빨리 상승 전환하면서 그동안 집을 사지 않고 관망하던 수요까지 매수세에 가세한 영향이다.

다만 8월 들어서는 매매 거래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8·8 공급대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7월 아파트 매수세 6월 넘어서…거래량 증가 준상급지→비강남 확산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7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6천911건(계약일 기준)에 달한다.

7월 계약분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20일가량 남아 있는데 전월 거래량(7천450건)의 92.8%까지 도달한 것이다.

현재 추이를 보면 7월 거래량은 6월 거래량(7천450건)을 뛰어넘어 2020년 12월(7천745건)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만약 2020년 12월 거래량도 넘어선다면 2020년 7월(1만1천170건) 이후 4년 만에 최다가 된다.

올해 상반기에 똘똘한 한 채 수요 증가로 주로 강남권과 준상급지 위주로 거래가 급증했다면 이달 들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거래가 부진했던 양천구를 비롯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권 위주로 거래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인기지역에서 시작된 거래 증가세가 강북을 포함한 비강남권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분석 결과 5월 대비 6월 거래량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곳은 강동구(83.6%)였고, 광진구(82.2%), 동작구(68%), 성동구(65.9%) 등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이에 비해 6월 대비 7월 거래량 증가 폭이 큰 곳은 양천구였다.

양천구의 지난 6월 거래량은 267건으로 전월(219건) 대비 21.9%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7월 거래량은 8월 11일 기준 388건에 신고돼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데도 이미 6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재건축 호재로 거래가 증가한 것이다.

또 노원구(560건), 강북구(118건), 동작구(381건), 도봉구(190건), 중구(99건), 영등포구(367건), 구로구(259건), 서대문구(317건) 등도 현재까지 7월 신고 건수가 6월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들어 지난 7월이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며 "그동안 거래가 성사돼도 급매물 위주로만 팔리고 가격은 안 올랐는데 지난달부터는 호가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실거래가격이 2∼3년 전 전고점 수준에 육박하거나 넘어선 단지들이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31일 26억5천만원에 거래되며 2022년 4월의 역대 최고가(26억5천만원)까지 올랐다.

또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6㎡는 이달 6일 20억원에 팔리며 2022년 9월의 전고점 가격(19억2천500만원)을 경신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 지역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무주택이거나 1년 내 기존 보유주택을 팔아야 하는 실수요자만 매수할 수 있는 곳이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게시된 매물 정보[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게시된 매물 정보[연합뉴스 자료사진]

◇ "너무 올랐나" 8월 들어 매수세 둔화 조짐…공급대책 효과는

최근 거래량 증가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매수를 보류했던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이 매매 시장에 유입된 영향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시장 금리가 연 2∼3%대로 떨어진 데다,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갈아타기 등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4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30대(32.5%)에 버금가는 31.2%로, 2019년 해당 통계 공개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동작구 흑석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금리 인상 이후 집값 하락으로 관망하던 대기 수요들이 매수세에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지난해 '데드캣바운스'(하락 추세 속 일시 반등) 논쟁 속에 가격이 내려갈까 봐 집을 사지 않고 지켜보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집값이 오르고 거래량도 늘어나면서 마음이 조급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다음 달 1일로 연기하면서 그 전에 대출받으려는 수요까지 몰리며 거래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앞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위기감도 한몫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로 그동안 안 팔리던 보유주택이 팔려서 이쪽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최근 집값이 올라 정부가 대출을 더 조이기 전에 서둘러 사두려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8월 들어서는 일단 7월보다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여름 휴가철인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 데다, 최근 가격이 크게 뛰면서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8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11일 기준 신고 건수가 239건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6월의 계약 신고분(291건)보다도 작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아직은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호가는 강세고 매수 문의도 꾸준하지만, 7월보다는 거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계절적 영향도 있고, 단기간에 가격이 뛰면서 매수를 망설이는 모습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 8일 서울과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 값싼 아파트를 공급하고,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등의 '8·8 공급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집값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용면적 85㎡ 이하, 수도권 5억원 이하 빌라는 청약 시 주택 수에서 빼주고,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 등에 대한 세제 혜택도 연장하기로 하면서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는 매수세가 비아파트로 분산될지도 관심이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공급대책이 당장 입주 물량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그런지 대책과 관련한 가시적인 반응은 아직 없다"며 "그보다는 단기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 대출 규제 강화 등이 거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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