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은 속초시의 자그마한 동네라기보다 세계인들이 즐기는 설악산을 병풍삼아 자리한 명소다.
하지만 이제 주말의 설악동은 전쟁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참상이다.
어렸을 적 친구들과 뛰놀던 마을의 전경은 사라지고 일꾼들의 셋방으로 변해버린 모텔들을 보면 씁쓸하다.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려는 사진작가들의 페이스 북 향연은 늘 즐비하다.
하지만 설악산의 비경을 찍은 것에 불과한 즉 곳곳의 원거리 향기를 기계에 담았을 뿐, 마을에 관한 어떠한 정취도 찾아볼 수 없다.
설악동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동안, 손대지 않고 코푸는 격으로 설악산을 무기 삼아 부를 축적했다.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서비스 맞춤형 대형숙박업체들이 속초와 고성에 생겨나면서 단체관광객들의 '설악동-빠져나가기' 상황으로 변했고 결국 '상권-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본의 아니게 설악동은 자치단체장 선거 공약의 희생양으로 전락한다.
항상 그러하듯 주민들의 불만은 높아가고 자치단체장/시의원들은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하며 ‘설악동 살리기’ 카드를 내건다.
당연하게 ‘강 건너 불 구경’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뻔한 거짓말에 주민들은 알고도 속아주는 행동을 지속으로 하게 된다.
‘관광일번지설악동’은 세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폐허가 된 고급모텔 〈설원장〉은 마치 재개발을 기다리는 것 같은 자태(字態)/자태(姿態)다.
6년 전, 버거운 삶을 견디며 먹고 살기위해 아이스크림 배달을 하던 내가 일주일마다 찾던 〈강원슈퍼〉 역시 스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현-자치단체장의 '설악동 살리기'는 어불성설이다.
어쩐 일인지 공사 중단이 눈에 들어오고 시민들의 발걸음에 훼방만 되는 버팀막으로 남아있다.
선거 때마다 부르짖던 설악동 재건은 그저 공사업자들의 돈벌이로 전락되고 누구하나 실수/실패에 대해 책임지는 사태란 전무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치단체장/시의원, 과연 필요불가결한 존재들인가.
시민들의 입장에서 경제/행정 모두 관치(官治)가 더 낫지 않을까.
차라리 난-개발은 쓸모라도 있다.
하지만 헛-개발은 어떤 용도일까.
이런 방식의 시정 운영이 계속된다면 10년 후 속초시에는 설악동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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