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문위원이 미국 민주주의가 세간의 생각보다 더 내전 위험에 근접해 있다며 민주주의 후퇴를 경고했다.
21일 미국매체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각국의 정정 불안 가능성을 예측하는 CIA의 '정치적 불안정 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인 바버라 F. 월터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정치학과 교수는 다음 달 나올 신간 '어떻게 내전이 시작하나'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관련 규정상 TF는 미국 국내 상황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월터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미국 민주주의 상황에 대한 평가를 다뤘다는 게 WP 보도다.
그는 "미국은 우리들 누구의 생각보다 더 내전에 근접해 있다"면서 "외국 분석가의 시각으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보며 내전 가능성을 평가하면, 미국은 매우 위험한 영역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미 CIA 분류상의 '반란 이전', '초기 충돌' 단계를 넘어섰으며,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이 '반란 개시'를 뜻하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월터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시기 미국 민주주의가 급격히 후퇴했다면서, 미국은 현재 민주주의(democracy)와 독재(autocracy)의 중간 상태(anocracy)에 있다고 평가했다.
CIA가 자체적으로 적용하는 지수에 따르면 미국은 오랫동안 최고점수인 10점에 근접해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 당시 가파르게 하락해 임기 말에는 5점으로 떨어졌고 1800년 이래 처음으로 미국이 '부분적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더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속적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5년 새 5점이 하락한 것은 내전 위험이 급증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분적 민주주의 국가는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보다 내전 위험이 3배"라면서 "(반란 개시) 문턱에 선 국가는 잘못된 통치와 비민주적 조치의 증가 등이 결합하면서 충돌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경고는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부를 둔 국제 민주주의·선거지원 기구(IDEA)도 내놓은 바 있다.
IDEA는 '2021년 세계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미국을 '민주주의 퇴보' 국가로 분류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 대선 불복을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월터 교수는 CIA 기준에 따르면 한 국가가 '반란 개시' 단계를 넘어서면 테러리즘과 게릴라전 등 극단주의자의 공격 증가로 지속적인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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