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건강한 사람을 고의로 감염시키는 실험을 놓고 의약 당국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피터 마크스 식품의약국(FDA) 생물의약품 평가연구 센터장은 이날 업계 초청 행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건강한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인체감염 임상시험'과 관련, 윤리적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승인을 관할하는 마크스는 기존의 인체감염 임상시험은 감기나 설사 같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환에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여전히 불확실한 점이 많고, "나쁜 일이 일어난다면 이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
그는 다만 인체감염 임상시험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며 여지를 뒀다.'
백신은 통상적으로 건강한 사람들 중 한쪽에는 백신을, 다른 한쪽에는 가짜약을 투여한 다음 이들의 경과를 비교하는 과정으로 개발된다. 이들 중 일부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진행되는 것이어서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상한 인체감염 임상시험은 피실험자에게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해 감염시킨 다음 경과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결과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투여 대상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 소지가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일부는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일부는 무증상으로 지나가고, 또 폐 손상, 혈전 형성 등 증세도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인체를 고의로 감염시키는 방식은 윤리성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지만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이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최근 미 하원의원 35명은 FDA와 보건복지부(HHS)에 서한을 보내 인체감염 임상시험을 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
마크스는 이날 행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이 가짜약보다 최소 50%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FDA의 지침에 대해 업계 곳곳에서 반발이 크지만 "완벽한 지점인 것 같다"며 기존 판단을 고수했다.
그는 "(기준을) 50%보다 훨씬 낮추면 효험이 매우 적은 경계에 있게 되고, 70~80%로 가면 집단 감염이 자연적으로 일어날 때까지 백신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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