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배우는 것이 AI 교육의 진정한 의미
챗GPT 및 생성형 AI 강사로 기관, 기업, 학교에 출강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다. 다양한 교육 현장을 경험했지만,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 있다. 바로 작년 말, 천안의 한 특수학교에서 발달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개월간의 교육이었다.
매주 월요일 3시간씩,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다양한 교육 환경에서 학생들을 만나왔지만, 발달장애 학생들과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이전까지 나는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고, 가까이 다가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경험이 없었기에 그저 무작정 도전해보기로 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교육을 진행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첫 수업부터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학교는 예상보다 더 바쁘고 분주한 곳이었다. 복도를 지나면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얼굴에 묻은 음식을 닦아주는 모습을 보았다. 뛰어다니면서 학생들을 돌보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감동이었다. 선생님들의 옷이 정장이 아닌 편한 복장이었던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복도에서 마주친 학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서툰 발음이지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 순간, 나는 어색했지만 그들이 나를 얼마나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수업이 시작되면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일반적인 수업 방식으로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었다. 학생들은 단순히 설명을 듣고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손을 잡아주며 함께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손을 잡고 직접 태블릿 아이콘을 짚어주며 하나하나 천천히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서서히 반응하기 시작했고, 차츰 태블릿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교육의 마지막 주, 나는 학생들에게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활용하여 음성으로 그림을 생성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원래 제미나이는 유료 사용자만 인물 캐릭터를 그릴 수 있지만, 나는 학생들에게 "사람을 제외한 모든 것은 가능하니 마음껏 요청해 보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나를 놀라게 했다. 그는 발음이 서툴러 제미나이에게 원하는 그림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시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놀라운 결과물이 나왔다. 예상치 못하게 사람의 모습을 한 사냥꾼 그림이 생성된 것이다. 제미나이는 무료 사용자에게 사람을 그려주지 않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나는 학생에게 무엇을 요청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단순히 "사냥하는 것 그려줘"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제미나이는 '사냥꾼'을 그려냈다. 나는 이 순간 내 사고방식이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불가능하다'라고 단정 지었던 것은 나뿐이었다. 학생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 한 달간의 경험은 나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발달장애 학생들이 AI를 활용하는 방식은 기존의 틀을 벗어난 창의적인 접근이었다. 우리는 종종 ‘이건 안 돼’라고 한계를 정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며 가능성을 확장해 나갔다. 나는 생성형 AI를 가르쳤지만, 오히려 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더 많았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누구와 함께하며,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발달장애 학생들과 함께한 시간은 나에게 AI의 가능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AI 교육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이며,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가능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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