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3년 만에 최대 증가
서울 아파트 거래량 3년 만에 최대 증가
  • 이준규
    이준규
  • 승인 2024.07.0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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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계약건 5천건 육박, 2021년 5월 이후 최대…6월은 더 많을 듯
'똘돌한 한 채' 선호지역 역대 최고가 근접…잠실 반년새 3억∼4억원 올라
스트레스 DSR 시행 연기 촉각…"영향 크지 않지만 심리적 부담은 덜 듯"

"최근 2∼3년을 통틀어 요즘 거래가 가장 잘되는 것 같아요. 아직 거래 신고가 다 안됐지만 5월보다 6월 거래량이 더 많고 호가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에요."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근래 보기 드물게 급증하고 있다.

5월 거래량이 약 5천건에 달하고, 아직 신고기한이 한 달 남은 6월 거래량도 벌써 3천200건을 넘어섰다.

정부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오는 9월로 두달 연기한 가운데 매매 시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3년 만에 최대…"6월은 더 많을 것"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달 29일까지 신고된 물량이 총 4천935건에 달한다.

이는 2021년 5월(5천45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최근 거래량 증가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4월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 속에 아파트 전셋값과 공사비·신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자 시장금리 인하를 틈타 관망하던 매수 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기에 정치권과 대통령실이 연이어 종합부동산세 완화 또는 폐지를 언급하면서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지역의 '똘똘한 한 채'를 사두려는 매수자들이 증가했다.

거래량은 6월 들어 더 빠르게 늘어난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신고분까지 집계된 서울 아파트 6월 거래량은 총 3천203건이다. 신고기한이 7월 말까지로 아직 한달이 남았는데 5월 거래량의 65%를 달성한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99㎡는 5월 계약건수가 7건인데 현재까지 신고된 6월 계약분은 2배 가까운 13건에 달한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1단지 전용 59.923㎡는 5월에 한 건도 팔리지 않았는데 6월에는 현재까지 4건의 계약이 신고됐다.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59㎡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자 최근에는 전용 84㎡ 계약이 늘고 있다"며 "5월까지는 계약이 이뤄지면 호가가 2천만∼3천만원씩 올랐는데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5천만∼1억원 단위로 가격이 뛴다"고 설명했다.

연초 증가하던 매매 물건도 다시 감소 추세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 수는 총 8만2천39건으로 한달 전(8만4천425건)에 비해 2.9%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물건 수는 지난달 5일 8만5천344건까지 늘었다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렇다보니 실거래가격은 전고점에 육박한 곳이 증가하고 있다.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7일 2건이 26억원에 팔렸다. 이는 역대 최고가인 2022년 4월 26억5천만원의 98%까지 회복한 것이다. 연초 22억∼2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반년 만에 3억∼4억원이 올랐다.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923㎡는 최근 15억원에 팔려 역대 최고가인 15억9천500만원(2021년 10월)의 94%까지 올라왔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용산구 나인원한남 등 초고가 아파트들은 이미 거래될 때마다 역대 최고가를 갱신중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회복세가 더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비강남권 강북지역도 최근들어 거래에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5월까지도 거래가 많지 않았는데 6월 들어 신혼부부나 신생아 대출을 받아 집을 사러 오는 수요들이 꽤 많이 늘었다"며 "다만 여전히 싼 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어 호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금리 하락에 아파트값 상승세 지속…DSR 규제 연기 영향은 크지 않을 듯"

부동산 시장에선 최근 거래량 증가세는 당초 이날로 예정했던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매수 대기자들이 대출 감소 전에 주택 구매를 앞당긴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주택담보대출을 DSR 상단까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매수자의 경우 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부족한 자금 만큼만 대출을 받기 때문에 최근 거래 증가가 스트레스 DSR 시행 전 수요가 몰린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실제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과 막연히 대출 규제 전에 집을 사야겠다는 사람들이 일부 계약을 서둘렀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주 자영업자 지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이유로 스트레스 DSR을 돌연 9월로 두 달 연기하기로 하면서 최근 집값 상승세를 부채질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 강화 전에 일부 움직인 수요로 인해 이달부턴 거래가 감소해야 하는데 규제가 연기되면서 매수를 망설이던 사람들도 시장에 뛰어들면 매물은 더 줄고 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고 가운데 시중은행이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최근 시장금리를 최저 연 2%대 후반까지 경쟁적으로 끌어내린 것도 변수다. 2%대의 낮은 금리는 3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집값 상승세는 지속되겠지만 스트레스 DSR 연기로 인해 시장이 특별히 더 과열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거래량 증가는 전셋값 상승과 주택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 금리 하락,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자금 지원이 영향을 미친 것이지 스트레스 DSR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시행이 두 달 연기됐다고 과열 수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승계연구소장은 "두달 뒤에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고, 물가 부담 등에 따른 경기회복도 쉽지 않아서 급격한 수요 확산과 전반적인 가격 반등 국면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서울 등 인기지역과 신축 아파트 위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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