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석 칼럼] 한동훈은 아직 멀었다.
[정연석 칼럼] 한동훈은 아직 멀었다.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4.2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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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족댄다는 말로 비하하고 싶지 않다. 어리다는 표현도 적절하진 않다. 정치 경륜이 짧다. 짧은 경륜이지만 국민의힘 당 대표에 버금가는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다. 남다른 능력이다.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엄청난 추진력이다. 한동훈의 두드러짐은 법무부 장관에 발탁될 때 분명하게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어느 신문사 정치부장이 그룹 회장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당신을 그 자리에 있게 한 사람이 누구냐고. 윗사람이 좋게 봐줬다거나 회장이 허락한 덕분이라는 정도로 대답한 것 같은데, 당신을 그 자리에 있게 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회장이 말했다.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힐 만큼 회사가 느슨하지 않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남들의 기대보다 빨리 법무부 장관에 발탁되고, 일반인의 예상보다 일찍 비상대책위원장에 차출된 것도, 한동훈 스스로가 실력을 인정받아서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는 기업과 다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을 장관으로 만들었고, 비상대책위원장이 되게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 배는 등대를 이기지 못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라고 하는 상대방의 경고가 기분 나빠서 고집을 부리다가는, 배가 항로를 이탈하고 전복하는 사고가 날 수도 있다. 등대는 배를 피할 수 없다. 위험 신호를 보내고 경고할 뿐이다. 자기 자신의 형편과 주변 정세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지금 한동훈은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는 느낌이다.

한동훈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다고 했다. 정치 일선에 돌아가 동료 시민들을 섬기겠다고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 행위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대통령과 맞서는 것으로 오해한다면, 한동훈은 착각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서 지금의 어려운 국정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 한동훈이 다시 정치인으로서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이다.

대통령의 초청에 감정이 상했을 수 있다. 과거에는 안 그랬는데,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고, 방식도 거칠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한동훈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초청이 없어도 만나자고 해야 할 판이다. 국민에게 약속한 좋은 정치를 펼쳐 보이기 위해서라도, 한동훈에게는 윤석열 대통령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감정으로 대사(大事)를 그르친다면, 한동훈은 아직 멀었다.

칼럼니스트 소개

정연석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 대한지적공사 감사
한국성서대학교. 경주대학교, 여주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 강사
도서출판 석향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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