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출고가 설정에 구매력 아닌 환율 고려…유통 선진화해야"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지출하는 통신 비용이 이동통신 요금만 봤을 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단말기 요금을 포함하면 비싼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용재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는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현(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한 '우리나라 통신비 수준 바로 알기 토론회' 발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를 끈 모델인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S24 울트라와 아이폰15 프로(각각 256GB 기준)와 중저가 인기 모델인 갤럭시 A35를 대상으로 이동통신 요금(최근 3개월 기준)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통신비는 낮은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주요 10개국 가운데 3∼5번째였다.
시장 환율을 고려했을 때 3위였고 구매력과 연관되는 일 소득과 비교해서는 4∼5위였다.
그러나 이동통신 요금과 단말기 구입 비용을 합산해 비교하면 시장환율 기준으로는 3∼4위를 유지했지만, 일 소득 대비로는 6∼8위로 떨어져 비싼 편에 속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결과로 미뤄 단말기 제조사들이 (구매력보다) 시장 환율을 기준으로 출고가를 정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구매력 환산 지수로 비교하면 우리나라 소비자가 이동통신에 지출하는 비용이 가장 비싸지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결합한 통신 요금은 시장 환율과 구매력 기준 모두에서 2위(500메가 기준)로 경쟁력이 높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통신 요금 저렴도 순위가 작년보다 상승한 경향이 있는데 이는 통신비 인하에 대한 국민 요구와 정부 압박에 의해 요금제 하한이 낮아지고 5G 중간 요금제가 출시된 영향이지 통신사들의 자발적인 요금 인하는 없었다"고 꼬집으며 "통신업계가 민간 기업이지만 공공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에서는 자급제 단말기 유통 비중이 높고 통신사를 통한 단말기 구입은 평균 33%에 그쳤다. 이는 자급제 단말기 유통 비중이 30% 선인 우리나라와 정반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해외는 자급제 단말기 유통에서 경쟁이 치열해 유통을 잘하는 기업이 유통 과정 비용을 낮추면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단말기 제조사가 이통사에 단말기 판매를 위탁해 파는 이동통신 사업 초창기 사업 모델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 통신비 부담 절감이 논의될 때 제조사들은 항상 뒷선에 머물면서 '잘 모른다'는 입장을 되풀이한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법의 이름이 표방하는 유통 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문제를 제기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통신비에 대한 기본적인 진단을 시작으로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의 결합 판매 문제를 구조적으로 파악해서 해소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현 의원은 "통신비 절감을 선거용으로 제시하는 것은 그만둬야 하며 국정감사 기간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겠다"고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우리나라 통신 인프라와 서비스 품질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단통법 통신사와 유통점 간 자유로운 경쟁 촉진하도록 단통법 폐지를 위해 국회 논의를 지원하며 단말기 유통 구조도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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