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급격히 확산한 경기침체 공포에 2일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SK하이닉스[000660]는 전날보다 2만100원(-10.40%) 내린 17만3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24만1천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주가는 불과 3주 남짓한 기간에 28.13% 급락한 결과 3개월 전인 5월 3일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주가는 5.02% 내린 18만3천600원으로 시작한 뒤 바닥 없는 추락을 지속해 장중 17만2천400원까지 내려갔다.
삼성전자[005930]도 3천500원(-4.21%) 내린 7만9천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8만전자'가 깨진 것은 지난 6월 18일(7만9천800원) 이후 약 1개월 반 만이다.
삼성전자 역시 2.53% 내린 8만1천원으로 장을 시작한 뒤 종일 내림세를 지속하다 장중 7만9천500원에서 하단을 형성했다.
한미반도체[042700]도 1만1천900원(-9.35%) 내린 11만5천400원으로 하락 마감하며 눈에 띄게 낙폭을 늘렸다.
이밖에 테크윙[089030](-14.69%), 디아이[003160](-11.93%), 피에스케이홀딩스[031980](-11.19%), 주성엔지니어링[036930](-10.46%), 이오테크닉스[039030](-8.42%) 등 반도체 장비주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들 종목 하락에 대해 "미국 기술주 하락과 동조화한 결과"라며 "이들 종목의 외국인 순매수 비중이 컸던 만큼 외국인 자금 이탈의 영향이 가장 크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순매도 종목 1, 2위는 SK하이닉스(3천711억원)와 삼성전자(2천886억원)였다.
이들 2개사의 순매도액만 이날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 8천464억원의 77.94%에 해당한다.
국내 증시의 급락을 불러온 외국인 자금 이탈은 전날 뉴욕 증시에서 확산한 경기침체 공포가 배경이 됐다.
전날 뉴욕 증시에선 엔비디아가 6.67% 내린 것을 비롯해 AMD(-8.26%), TSMC(-4.6%), 퀄컴(-9.37%), ASML(-5.66%), 마이크론(-7.57%), 브로드컴(-8.5%) 등 반도체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7.14% 급락했다.
이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8로,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증권가는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투자심리가 물가보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여기에 ARM(-15.72%)의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도 반도체주 투심 악화 요인이 됐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RM의 보수적 가이던스에 따라 AI 투자 회의론이 재부상하면서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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