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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역사] 김종부, 스카우트 파동..드래프트 제도와 맞물려 읽을만하네요.
 하이
 2010-11-02 22:23:48  |   조회: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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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프로축구 탄생 25주년 특별기획-K리그 25개의 이야기

▲ 제4편 : 김종부, 스카우트 파동

1983년 멕시코에서 치러진 제4회 세계청소년축구선권대회 때부터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게 됐던 김종부는 한국 프로축구 사상 가장 큰 스카우트 파동의 주인공이었다.

1986년 3월 30일의 일이었다. 당시 고려대학교 4학년생이었던 김종부는 프로축구팀 현대와 입단계약을 했다. 계약금 1억 5천만 원에 연봉 2천4백만 원 여기에 졸업할 때까지 매달 2백만 원의 장학금을 지불하고 입단 후에는 팀 공헌도에 따라 특별상여금까지 보장한다는 내용의 계약이었다. 그러나 계약체결까지의 과정은 평탄하지 못했다.

같은 날 낮 2시부터는 현대팀과 대우팀의 경기가 충북 청주에서 벌어지게 돼 있었기 때문에 김종부를 스카우트 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오던 대우 측에서는 청주 경기에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현대 측에서는 조현규 사무국장이 고려대학 측의 협조를 받으면서 오전 11시경 올림피아호텔 566호실에서 김종부와 김종부의 매형 홍형근씨에 대한 최종 설득 작업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현재 대한축구협회 전무인 김호곤 당시 현대축구팀 코치도 함께 있었다. 설득 작업의 장애물은 김종부와 대우축구팀 이차만 코치와의 '관계'였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김종부는 고려대학 선배이기도 한 이차만 코치를 통해 적지 않은 경제적 지원을 받았으며, 구두로 "졸업과 함께 대우팀에 입단하겠다."라는 약속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김종부는 그런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이차만 코치의 양해를 받은 다음에 계약서에 서명하겠다."라고 했다.

김종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호곤 코치와 김종부의 매형 홍형근씨는 청주로 달려갔다. 오후 3시경 이차만 코치를 만난 김호곤 코치는 김종부가 현대팀에 입단하기로 결심을 굳혔다는 말을 일방적으로 전해주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오후 5시경, 보도진의 접근을 눈치챈 이들은 비밀 통로를 통해 호텔 신라로 장소를 옮겼다. 밤 10시경, 고려대학 축구 감독인 남대식씨가 입회인으로 동석한 자리에서 드디어 김종부는 현대팀과 입단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대우 측에서 맹렬한 기세로 항의했으며 일반적인 여론도 김종부의 처신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고 갔다. 86년 4월 11일 김종부는 다시 한 번 축구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3월 30일에 있은 현대팀과의 입단계약은 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 학교 측 권유에 의해 억지로 계약했으나 현대팀에는 처음부터 갈 마음이 없었다."라고 하며 "대우팀에 입단하겠다."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던 것이다.

불과 12일 만에 현대와의 계약파기를 선언하게 되자 현대 측에서는 "법정 투쟁을 벌이는 수밖에 없다."라는 방향으로 나왔다. 한편, 고려대학교 체육위원회(당시 위원장은 김시중씨)는 4월 22일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김종부를 축구부에서 제명시키기로 의결했으며 23일 이준범 총장의 재가를 받아 축구협회에 '선수등록 취소 통보서'를 보냈다. 이때 한국 축구대표팀은 제13회 멕시코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었으며 김종부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였다. 그러나 고려대학 측으로부터 그런 통보서를 받은 이상 축구협회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24일 축구협회에서는 "김종부는 선수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에 월드컵대표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은 사람은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김정남 감독이었다. 고려대학출신인 김정남 감독은 모교로 달려가서 '김종부 구제'를 간곡하게 요청했으며 축구협회에 대해서도 "김종부를 빼놓고는 멕시코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결국, 고려대학교 체육위원회는 4월 30일 "김종부에 대한 선수등록 취소 통보를 멕시코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유보키로 한다."라는 결정과 함께 김종부의 선수 생명을 한시적으로 연장해 주었다.

5월1일, 대한축구협회에서도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김종부의 선수 자격을 일시적으로 소생시켜 월드컵 축구대표팀 선수 자격을 복원시키기로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이렇게 해서 김종부는 월드컵 대표팀에 다시 합류하게 됐으며 6월 6일 멕시코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1골을 넣으며 1-1무승부를 기록하는데 공헌했다. 귀국한 김종부는 86년 12월 9일 대우팀에 정식으로 입단했다. 그러나 선수로 뛰지는 못했다. 거의 1년이 지난 뒤인 1987년 11월 6일 대한축구협회에서는 김종부를 프로축구팀 대우소속선수로 등록시켜 주었다.

그러나 참으로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파동이었다. 참고 참았던 현대 측에서 11월 7일 '팀 해체'를 선언했다. 축구계는 또다시 발칵 뒤집혔다. 11월 12일 최순영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면서 회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후임으로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제44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됐다. 프로축구팀인 대우의 구단주이기도 한 김우중 회장은 축구협회 회장 취임과 함께 "김종부를 제3의 다른 프로축구팀에 보내겠다."라고 공언했다. 김우중 회장의 공언에 따라 12월 31일 현대 측에서는 '팀 해체'를 철회했다. 다시 해가 바뀐 1988년 1월 5일 김종부는 포항제철 프로축구팀과 입단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마침내 '김종부의 스카우트 파동'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현재 김종부는 중동고교축구팀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 사진 / 한국축구100년사

[플라마ㅣ이의재 고문] - 前 KBS 축구 해설위원,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2010-11-02 22: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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