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지난 9.6 중국 원정(선양 0-0), 10.6 우즈벡 원정(타시켄트 1-0)을 통해 승점 4점을 챙겼다. 이 경기들에 출전한 이란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을 검토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인 듯싶다.
DF 잘랄 호세이니(34세,184cm) 2006년 월드컵 지역예선부터 변치않는 주전 센터백. 우즈벡전에서 헤딩 결승골을 올렸다. 나이가 들었지만 지구력은 여전하며 눈은 더 넓어졌다. 다만 점프력은 둔화된 것으로 보이고 조금 느린 스피드의 문제점을 그대로 갖고있다. 우즈벡전에서 이란의 골은 전반 27분에 작성되었는데, 이란은 남은 70분을 센터 3백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우즈벡의 격렬한 공격을 버텨냈고 호세이니는 그 리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김신욱이 투입되면 골에리어에서 호세이니와 푸랄리간지가 겹쌀 것 같은데, 이 틈을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자취를 감춘 케이로스는 김신욱의 움직임과 패턴 플레이를 분석하여 효율적인 수비법을 선수들에게 반복 훈련하느라 골머리 앓고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DF 모르테자 푸랄리간지(24세,184cm) 발 빠르고 강력한 힘과 높은 점프력을 갖추고 있는 젊은 센터백이며 중국전과 우즈벡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중국 원정에서 페즈만 몬타제리(33세, 184cm)가 장위닝에게 밀리면서 스피드에 문제를 보이자 케이로스는 전반 23분 가차없이 몬타제리를 빼고 호세이니를 넣어 수비라인을 조정했다. 이란의 센터라인이 대체로 속도에 문제가 있는데 푸랄리간지가 그 단점을 보완한다. 우즈벡전에서는 우즈벡의 스트라이커 쇼무로도프를 완벽히 봉쇄했다.
DF 라민 레자에이안(26세,185cm) 케이로스는 4백으로 출발해 골을 넣으면 3백으로 전환하는데, 레자에이안은 오른쪽백으로 뛰다가 3백으로 전환되면 중앙으로 이동한다. 제공권이 강력하며 체력도 왕성한 수비수다. 단점은 1대1 대결에서 뒤로 도는 스피드가 다소 느리다는 것. 케이로스는 효율적인 커버 협력 플레이로 이런 약점을 상쇄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다만 중국과 우즈벡에는 김신욱같은 공격수가 없었다.
DF 밀라드 모하마디(23세,178cm)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테렉 그로즈니에서 뛰는 왼쪽백이다. 여러모로 한국의 홍철과 유사한 타입이다. 나가는 스피드는 매우 빠르고 크로스도 날카로운데 돌아오는 속도는 다소 문제가 있다. 한국의 손흥민과 이청용 혹은 지동원이 스위칭 플레이로 모하마디가 튀어나간 틈을 이용해 전격역습하는 전술로 대응한다면 이란의 골문을 열어제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회가 많지는 않겠지만, 두세번의 논스톱 패스와 지치지 않는 체력만 있다면 지금의 한국 공격수들로 충분히 요리할 수 있다고 본다.
MF 사이드 에자톨라히(20세,190cm) 아즈문과 더불어 로스토프FC에서 뛰는 신예. 프로필보다 실제 키가 더 커보인다. 케이로스가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뛰었던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어린 에자톨라히를 주전으로 기용하는 것만 봐도 이 선수의 잠재력과 발전속도를 알만하다. 기성용(1989.1.14)이 2008년 만 19살에 대표선수가 되어 허정무호에 승선했는데, 에자톨라히도 비슷한 경력을 밟고있는 중이다. 그 때 호리호리하던 기성용과 체격마저 비슷하다. 에자톨라히는 소위 딥라잉플레이메이커로 정확한 킥을 기반으로 볼을 배분하고 센터백의 높이를 보완한다. 하지만 아직 몸이 여물지 않아 전체적으로 파워가 딸리는 문제가 있어 케이로스는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MF 마수드 쇼자에이(32세,185cm) 슈틸리케가 지목한, 거칠게 몸싸움을 거는 이란 선수들의 대표적 케이스가 쇼자에이다. 생김새부터 한 성깔하는데 나한테 걸리면 죽어 플레이로 한몫 한다. 우즈벡 전에서는 주장완장을 차고나와 프리킥 찬스에서 호세이니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스페인리그에서 뛴 선수답게 기술이 있고 나이가 들었어도 스피드가 둔화되지 않았다.
MF 안드라닉 테이무리안(33세,180cm) 미국 영화배우 더스틴 호프만의 젊은 시절이라 해도 좋을만큼 닮은 얼굴인데 이란에서도 백인계에 더욱 가까운 아르메이나 출신이라고 한다. 티모티안이라고도 표기되는 것으로 보아선 아르메니아식으로는 그렇게 쓰는 모양. 중국전에서 주장으로 풀타임 뛰었고 우즈벡에서는 83분 에자톨라히와 교체투입되었다. 아무래도 체력에 문제가 있는 모양인데, 케이로스는 한국전을 대비해 테이무리안을 아꼈다가 경기감각 유지를 겸해 교체해 준 것으로 보인다. 이란 대표팀의 중추이자 전술의 핵심이며 능숙한 볼 피딩과 강력한 보디체크가 특징이다. 테이무리안으로부터 뻗어나오는 패스를 한국 미드필더들이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이란 원정의 성패가 걸렸다.
MF 에흐산 하지사피(26세,176cm) 오른쪽 백이나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오는 측면 공격수. 우수한 기동력과 직선적 돌파, 롱드로잉이 특징이다. 원래 공격성향이 강한 풀백이었으며 플레이스킥도 정확해 프리킥을 찰 때가 종종 있다. 우즈벡전에서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와 박스투박스 플레이를 시현했다. 한국의 왼쪽백에 누가 선발출장 할지 모르지만, 하지사피의 전력질주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MF 아슈칸 데자가(30세,181cm) 2016/17 시즌을 앞두고 알아라비(카타르리그)에서 방출된 후 현재 무적이다. 그런지라 폼이 많이 떨어진 모양이고 우즈벡전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이란의 주전 시절 플레이스타일은 스피드가 출중하여 돌파력이 우수한데다 패스와 공간침투 능력이 뛰어나 뻥축구에서 진화된 이란팀의 컬러를 완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FW 사르다르 아즈문(21세,186cm) 어린 선수라 아직도 키가 자라고 있다. 2014년 대표팀에 데뷔했을 때 프로필이 178cm였으니 그간 8cm 컸다. 욱일승천하던 폼이 최근 들어서는 한 풀 숙은 느낌. 중국전에서는 공간 침투 능력이 여전했지만 우즈벡전에서는 62분에 구차네자드와 교체되어 투입된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루빈카잔에서 로스토프로 임대이적해 주전자리를 꿰차더니 올해 들어 2016/17 UCL에 출전해 안더레흐트와 아약스를 상대로 득점했다. 한국 수비진에게는 최대의 경계대상이다.
FW 레자 구차네자드(29세,181cm) 네덜랜드 U-19 출신으로 현재 SC헤렌벤에서 벤치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전성기가 살짝 지나고 있다는 증좌. 구차네자드는 슛팅기회 포착이 뛰어나 2013.11 울산에서 김영권을 영혼까지 털어먹으며 탈락이 유력하던 이란을 순식간에 조 1위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기술이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니고 압도적인 피지컬로 승부하는 타입도 아니어서 최근 아즈문과 주전경쟁에서 밀렸지만 아즈문도 폼이 떨어짐에 따라 우즈벡 원정에서는 선발 출전해 62분간 뛰었다.
FW 알리레자 자한박쉬(23세,180cm) 2012 이란 U-19 주장 출신으로 당시 이광종호에 1-4로 대패당할 때 스트라이커로 나와 1골 넣었다. 한국의 송주훈과 심상민이 자한박쉬에게 여러번 털리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그 때보다 더욱 기량 발전해 지금 AZ알크마르의 주전으로 올라섰다. 힘있는 돌파와 스피드 실린 슛팅이 일품으로 가히 이란의 손흥민이라 할만한 선수다. 그러나 중국 원정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고 우즈벡전에서는 결장했다.
종합하면 이란대표팀은 득점력은 과거에 비해 좀 떨어진 감이 있지만 완강한 수비조직의 힘은 여전하며 일단 득점하면 강력한 뚝심으로 승점 3점을 거머쥐는 데 있어서는 세계수준에 오른 팀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 이란 잘나갈때가...다에이, 카리미, 바게리, 아지지 시절 후에 하세미안, 잔디, 갈라트바하리, 네쿠남, 마다비키아 이때 정말 쩔었죠...아시안컵때 생각나는게 4골 모두 마다비키아 발에서 나와서...그때 김진규도 멘탈 제대로 털렸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