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1주일 전에 잘츠부르크에 도착해 이미 평가전을 한번 치러 팀 전력이 튜닝되어 있는 상태였고 한국은 시합 하루 전에야 전원이 경기장소에 소집되어 딱 한 번 연습하고 경기에 나섰다. 마드리드에서 잘츠부르크는 시차 2시간이라 피로 같은 건 없다. 4시간이면 닿는 곳이다. 반면 뿔뿔이 흩어져 출발한 한국 선수들은 잘츠부르크까지 직행편이 없어 18시간 이상 걸린다. 만약 한국이 홈에서 스패인을 기다리고 스페인 선수들이 20시간 이상 걸려 원정 경기를 했다면? 6-1 스코어는 생각하기 어렵다. 스페인이 한국을 이기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6골이나 넣는 대승은 절대 쉽지 않다. 공정한 게임이 되려면 잘츠부르크에서의 평가전은 2016.6.7(화)에 열리는 게 마땅하다.
체코전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시차의 피로를 털어낸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홈팀 선수 1명이 퇴장당해 후반전 10명을 상대로 11명이 싸우는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하고 유효슛팅 1번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역시 유럽인과의 피지컬 차였다. 체코팀은 1명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점유율이 낮아지지 않았고 미드필드에서 곧장 박스로 치고들어가는 힘이 있었다. 한국 선수 두어명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역시 대표팀의 큰 약점이 전신지구력과 순간적 폭발력 흔히 파워로 통칭되는 부분이다.
체코전은 후반보다 전반이 좋았다. 한국 선수들의 기술은 이제 유럽의 어지간한 팀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피지컬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다. 일주일 사이에 각 연령별 대표팀이 외국팀들을 불러들여 친선평가전을 가졌는데, 그들은 엄청난 시차의 피로를 안고 싸워야 하는 처지였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그 기초체력은 가공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U-18 U-19 연령대의 유럽팀 선수들은 한국까지 오는 데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우리 선수들의 손쉬운 상대가 되었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는 우리가 잘 준비만 한다면 얼마든지 해볼만 하다. 오늘 올림픽팀은 덴마크를 상대로 경기를 갖는데, 덴마크 선수들은 시차에 상당히 적응한 것으로 보여 좋은 평가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올림픽팀은 4개국 친선대회 2차전에서 우승후보 나이지리아를 무려 6-2로 박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