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에서 포항스틸러스가 탈락함으로써 K리그에서 2016 ACL 토너먼트에 최소 1팀~최대 3팀을 올려보낼 수 있게 되었다. FC서울은 6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 1위로 16강 진출하여 H조 2위와 16강전에서 마주치게 되었고 전북현대는 6차전이 장쑤수닝과 홈경기인데 지지만 않으면 16강이다. 천신만고로 5차전을 마친 수원삼성은 6차전인 상하이상강 홈경기에서 최소한 비기고 멜번빅토리vs감바오사카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
전북현대가 속한 E조의 또 다른 경기가 빈즈엉vs FC도쿄인데, 베트남 축구와 클럽은 K리그보다 J리그에 유난히 약한 면을 보였다. 생각할수록 전북이 베트남 가서 패한 상처가 이 때문에 더욱 아프다. 비기기만 했어도 얘기가 달라지는데...만일 전북이 장쑤에게 패하고 FC도쿄가 빈즈엉에게 이긴다면 최강희 감독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진해질 것이다. 왜 팀 경영을 이리하는 건지. 전북은 장쑤 원정에서 2-3으로 패한 전적이 있으므로 5월4일의 6차전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이 경기를 이긴다고 가정하면 조 1위가 되어 G조 2위와 16강전에서 만나는데, 그 2위 자리를 수원과 멜번이 경쟁하고 있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감바오사카가 멜번 원정에서 무력하게 굴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2015/16호주A리그 플레이오프 8강전에서 탈락해 기대할 타이틀이 ACL 하나뿐인 멜번으로서는 이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수원을 털어내고 상하이상강의 뒤를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할 수 있으므로 100%의 전력으로 감바오사카를 맞이할 것이다. 멜번은 5차전을 마친 현재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거 승점이 같은 수원에게 앞서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실정. 수원과 멜번이 모두 홈경기에서 이기면 멜번이 올라가고 수원은 떨어진다. 헌데 수원이 상하이상강을 이길 가능성은 몇 %나 될 것인지. 아무튼 수원으로서는 그저 감바가 선전하기만을 바래야 할 뿐이다.
전북이 수원을 16강전에서 만나게 된다면 머나먼 호주로의 이동을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K리그로서는 좋은 시나리오다. 전북이 장쑤와 비기고 FC도쿄가 빈즈엉을 원정에서 제압하면 그래도 전북은 조 1위를 유지할 수 있다. 장쑤로서도 전북전을 악으로 깡으로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전북이 E조 2위가 될 가능성은 없다. 조 1위 아니면 조예선 탈락이라는 모 아니면 도 상황. 수원 역시 조 1위가 될 가능성은 0%이므로 16강전이 K리그 클럽 간의 대결이 될 가능성은 50% 미만이다. 16강전 1차전은 5월17/18일, 2차전은 5월24/25일이다. 전북이 멜번을 만나게 될 경우 1차전이 호주로 원정, 2차전이 전주성 경기인데 1주일 사이에 8000km를 왕복해야 하는 피로를 감안하면 멜번보다 유리하다 할 수 없다. 멜번은 리그 경기가 없고 전북은 주말에서 빠짐없이 K리그를 소화해야 한다.
FC서울의 16강전 상대는 시드니FC와 우라와레즈 중 한 팀이 될 것이다. 승점 10점인 시드니의 6차전 상대는 광저우 헝다이며 원정경기다. 승점 8점인 우라와는 홈에서 포항스틸러스를 맞아 6차전을 갖는다. 각각 조 3위와 4위로 탈락이 확정된 광저우와 포항은 마지막 경기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분발해야 할 처지고 이 점은 홈에서 호주클럽을 맞는 광저우가 더 절실하다. 시드니 FC는 2015/16 호주 A리그에서 종합 8위의 성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요즘 리그 경기 없이 오로지 ACL에 전력하는 처지다. 리그 성적 4위인 멜번에 비해 한 수 아래의 경기력이지만 단단한 수비조직으로 5차전 을 마친 현재 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광저우는 시드니 원정에서 1-2로 패해 홈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의 전력으로 볼 때 우라와 원정에서 승점을 올리기는 어렵지 싶다.
FC서울로서는 시드니보다는 우라와와 만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 사정은 전북과 마찬가지다. 흔히 토너먼트에서는 홈경기가 2차전인 팀에게 유리하다고들 하지만 호주 원정은 사정이 다르다. 호주클럽들은 체력이 100%인 상태에서 K리그 클럽들을 맞이할 것이고 일정도 전북이나 서울은 인천에서 호주로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홈 경기를 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정규리그 경기가 끼어있어 난감하기 짝이 없다. 반면 호주 클럽들은 홈에서 한국 팀들을 맞아 승리하고 원정에서 장기인 수비조직력을 발휘해 버티기만 하면 된다.
행운이 작용하여 전북 서울 수원이 16강에 진출한다면 이들 중 8강 진입에 성공하는 팀 수는 많으면 2팀 적으면 1팀이 된다. 호주 클럽들과의 경기는 강호한 수비조직을 갖춘 팀들을 상대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장이 길고 강한 근력을 갖춘 유럽계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들과 붙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분명 J리그나 CSL 클럽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초장거리를 1주일 안에 이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리하지 않을 수 없는데, 올 시즌 더블스쿼드 구축을 실현했다는 요란한 평가를 듣는 전북과 서울의 감독들의 팀 경영력을 측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