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진 영화칼럼] 안중근, 총을 내려놓고 사랑을 선택하다! 인간성과 용기의 이야기
[권세진 영화칼럼] 안중근, 총을 내려놓고 사랑을 선택하다! 인간성과 용기의 이야기
  • 권세진
    권세진
  • 승인 2025.01.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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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품다, 사랑과 화해로 악순환을 끊다!
정의와 인간성을 지키려는 실천적 선택

며칠 전, 영화 ‘하얼빈’을 관람했다. 영화는 안중근 의사의 삶과 그의 신념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는데, 특히 한 장면이 내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장에서 일본군 포로를 살려주는 그의 모습은 단순한 용기를 넘어 인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졌다. 동료들이 위험을 이유로 포로 처형을 주장했지만, 그는 끝까지 반대하며 ‘생명은 신이 부여한 신성한 것’이라는 믿음을 지켰다.

그 장면을 보며 필자는 문득 궁금해졌다. 만약 필자가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과연 그처럼 증오를 넘어 사랑과 용서를 선택할 수 있을까? 영화를 떠올리며 안중근 의사의 삶과 신념을 더 깊이 탐구하고 싶어졌다. 그는 단순히 독립운동의 영웅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인간성과 정의를 지키려 했던 사람이었다.

안중근은 천주교 신자로서 19세에 세례를 받고 ‘토마스’(도마)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그의 신념은 단순한 개인적 신앙에 그치지 않고, 모든 선택의 중심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신념에 어긋나지 않도록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았다.

그가 삶을 통해 지키려 했던 원칙 중 하나는 ‘상선벌악’(賞善罰惡), 즉 선을 행한 자는 상을 받고, 악을 행한 자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정의로운 가르침이었다. 이는 도덕적 이상을 넘어 현실에서 실천 가능한 신념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속 그의 행동은 단순히 극적인 재구성이 아니다. 안중근은 기록에서도 생명과 정의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며,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장에서 일본군 포로를 살려준 그의 결단은 비록 동료들에게 위험을 초래했지만, 그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베트남 전쟁에서도 기록된 바 있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한 병사는 적군의 총구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 순간, 그는 내면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사랑하라!”

그는 총을 내려놓고 적군에게 달려가 그를 껴안았다. 적군은 당황했지만, 목에 걸린 십자가 목걸이를 통해 서로가 같은 신앙을 가진 존재임을 알아보았다. 그들은 전쟁이라는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되찾은 듯 껴안고 울었다.

그 병사는 적군의 생명을 살려주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전장의 현실에서는 위험하고 비합리적으로 보였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선택은 증오를 넘어 사랑과 인간애를 선택한 용기였고, 인간성을 지키기 위한 고귀한 행동으로 남았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순히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을 끊임없이 경험한다. 가족 간의 오해, 직장 동료와의 충돌, 정치적 대립, 문화적 차이 속에서 우리는 종종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고 방어하거나 공격하려는 충동을 느낀다.

그 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상대를 단순히 나와 대립하는 ‘적’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나와 같은 감정과 결핍을 가진 ‘같은 인간’으로 바라볼 것인가?

적대감을 넘어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려는 선택은 때로 비합리적이고 어려운 길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선택이야말로 증오와 갈등의 악순환을 끊고, 인간성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행동이다.

실제로, 다양한 배경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이해와 화해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협력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한 예로, 아일랜드와 영국 간의 분쟁이 평화협정으로 마무리된 이야기는 오랜 증오와 폭력이 사랑과 화해의 실천으로 극복된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화해와 사랑은 이상적인 가치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나를 위협하거나 배신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인간성을 지키는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묻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찾아야 한다. 크고 작은 갈등 속에서도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 화해를 선택하는 용기, 그리고 스스로 증오의 굴레를 끊어내는 작은 행동들이 모두 인간성을 지키는 길이다.

안중근의 신념과 행동, 그리고 전쟁 속 병사의 용기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갈등과 증오를 넘어 사랑과 화해를 실천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삶은 정의와 인간성을 지키려는 실천적 선택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 각자가 작은 행동으로라도 사랑과 용서를 실천할 때, 우리는 더 평화롭고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 선택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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