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진 AI 칼럼] AI 정전 사태가 던지는 성찰, 기술 의존의 역설
[권세진 AI 칼럼] AI 정전 사태가 던지는 성찰, 기술 의존의 역설
  • 권세진
    권세진
  • 승인 2024.12.1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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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몫

지난 12월 13일 챗GPT 서버의 정전은 단순한 기술적 장애로 끝나지 않았다. 이 사건은 현대 사회가 얼마나 AI와 같은 첨단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 정전 사태로 인해 교육, 의료, 금융,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적 혼란이 발생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공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 강사와 학생들이 준비되지 않은 대체 방안으로 강의를 이어가야 했던 사례는 기술 의존이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현대 사회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 기술은 교육 현장에서 학습 자료를 생성하거나 복잡한 개념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며,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 데이터 분석과 진단에 기여하고, 물류와 금융에서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전 사태는 기술 의존이 우리의 일상과 업무를 얼마나 크게 좌우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기술적 장애가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이 대체 방안을 준비하지 못했거나 기존 시스템으로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기술에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사회 구조의 심각한 문제를 시사한다.

기술은 분명히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교육 현장에서 AI는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신속히 답변함으로써 학습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물류와 금융 분야에서는 운영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기술 의존이 심화될수록 우리는 기술의 장점만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그 뒤에 숨겨진 위험과 한계를 간과하게 된다.

이번 정전 사태는 이러한 위험성을 경고하며, 기술이 중단되었을 때 인간이 스스로 대처할 준비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문제는 기술이 중단되었을 때, 우리가 그것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사회 전반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 현장에서의 예를 넘어, 의료 시스템에서 AI 기반 진단 프로그램이 정지되거나 금융 시스템에서 자동화 거래가 멈추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이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 사람들의 생명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질문은 기술의 편리함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이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그러나 도구로써의 AI는 단순히 사용자의 결정을 돕는 수준을 넘어, 종종 우리의 판단을 대체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은 약화될 위험에 처한다. 따라서 AI와 같은 기술의 사용은 단순한 편리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과 판단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기술 의존성을 줄이고, AI의 한계를 이해하며, 비상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시스템이 정지되었을 때 기존의 수작업 방식을 유지할 수 있는 대체 시나리오를 마련하거나, AI 없는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을 강화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러한 훈련은 단순히 기술 사용 능력을 넘어서, 기술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동적 태도를 요구한다.

또한 우리는 ‘기술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판단을 얼마나 대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기술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 위험성을 직시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성찰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정전 사태는 단순히 불편함을 느끼는 데서 끝날 일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기술의 편리함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조화롭게 설계해야 할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기술은 도구에 불과하며,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우리는 기술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능동적으로 기술을 통제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 기술 의존의 역설은 단지 현대 사회의 편리함 뒤에 감춰진 위험을 드러내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체적인 태도로 기술을 활용할 책임을 상기시킨다. AI와 같은 기술은 우리가 그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때, 단순한 위협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동반자로 기능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우리가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고,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판단력을 강화하며, 비상 상황에서도 대체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준비가 이루어질 때, AI는 단순히 효율성만을 제공하는 도구를 넘어 인간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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