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군이 위치추적을 하려했던 인사들 중에 현직 판사가 포함됐다는 뉴스는 신뢰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뉴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이날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조지호 경찰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2일 파악됐다고 전했다. 기자는 익명의 경찰말을 인용하면서 “지난 3일 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등 15명가량의 위치를 추적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그 중에는 김동현이라는 현직 판사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특수단 측에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구속되어 유치장에 있는 조 청장이 그러한 진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구속되어 있는 조 청장이 진술한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는 과정에서 기획과 허위 사실이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이다. 

실제로 진술조서에는 해당 판사 관련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모 행정관 역시 해당 기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사 본문에서 중앙일보 기자는 조 청장의 발언을 겨우 경찰을 통해서 전해들었다는 것 말고는 이렇다할 취재원을 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계엄군이 현직 판사도 체포하려 했다는 취지의 기사들이 확대 재생산되자,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바로 이 기사를 받아서 법원을 체포하려 했다는 식으로 과장 침소봉대에 나선 상황이다.

중앙일보 기사 한줄로 인해 대법원은 입장문까지 발표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구속되어 있는 조 청장이 발언한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오는 것도 수상하지만, 그마저도 조 청장이 직접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전해들었다는 전언이었다는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주요 인사 누구를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일각의 보도 자체도 사실로 확인된 것이 아닌 상황에서, 구속되어 있는 조 청장이 발언했다는 것을 경찰 측으로 전해들은 것을 갖고 기사를 쓴다는 자체가 기사의 신뢰성을 약화시키는 대목이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점에도 온갖 가짜뉴스가 국민을 선동했고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뉴스가 허위보도나 조작으로 드러난 바 있다.

대통령실의 사실무근 발표가 있었음에도 해당 기사는 아직 정정이나 삭제가 되지 않고 있으며, 2차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중이다.

사법부 판사들도 이러한 근거도 불분명한 뉴스에 속아 공정해야할 판결이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란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조 청장은 13일로 예상되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대통령 지시를 어기면서까지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는데 계엄에 동조한 것처럼 오해받는 상황이 돼 경찰 구성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 청장이 구속되서 쏟아내는 말들이 현재 무수한 추측성 기사를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혹시 조 청장의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가짜뉴스 발원지로서 이용되고 있을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어떻게 조 청장이 갑자기 부하에 의해 체포된 것인지도 추가 취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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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영 gold@fntoday.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