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옛 홈플러스 부지 개발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초고층 건물 건립 계획에 반대하며 강력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해원초등학교 학부모와 제니스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등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51층 업무시설과 73층 실버타운 건립에 대한 교통영향평가와 교육환경영향평가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해원초등학교 학부모 대표 이혜미 씨는 "이런 대규모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아이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며 강력히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해원초등학교는 이 개발 부지와 불과 몇 미터 떨어져 있다. 공사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초고층 건물로 인해 환경이 악화되면 아이들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혜미 씨는 과거 부산 사상하단선 공사 중 발생했던 11차례의 싱크홀 사례를 언급하며, 마린시티 역시 연약지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린시티는 지반이 약한 지역이다. 이런 곳에 지하 8층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면 사상하단선처럼 땅꺼짐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그는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이 주민 안전과 환경보다 초고층 건물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졸속 행정이 주민들의 생명과 아이들의 안전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서 이혜미 씨는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박 시장님은 시민들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마린시티 주민은 부산시민이 아닌가 보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원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개교 이후 두 배로 늘어나 임시 컨테이너 교실을 사용하고 있다. 급식실도 좁아 허겁지겁 식사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와중에 또 대형 공사가 시작될까 두려워 밤잠도 이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수년간 공사로 뒤덮인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등하교해야 하고, 운동장이 좁아 운동회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한다. 이게 시민의 행복이라 할 수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73층 건물에 가려 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교정에서 생활할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암담하다"며, "노인을 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라지만, 돈 많은 노인들이 찾아오는 도시보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도시가 진정한 살기 좋은 도시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이혜미 씨는 집회의 마지막에서 "졸속으로 진행된 교통영향평가와 교육환경영향평가를 전면 재검토하고,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 해원초등학교와 제니스 아파트 인근에서는 공사 준비작업으로 인한 소음 민원이 급증했다. 주민들은 저녁 시간까지 이어진 소음으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며 해운대구청에 항의 전화를 했으며, 마린시티 주민들은 앞으로도 집회와 서명운동 등을 이어가며 초고층 건물 건립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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