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수해물자 지원을 추진하는 민간 단체들이 정부로부터 허용받은 대북 접촉 기간이 오는 주말 대부분 종료된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북한주민 접촉 신고 수리 현황을 보면, 수해 지원을 위해 대북 접촉 승인을 받은 민간단체 10곳 중에서 9곳의 접촉 기간이 오는 29일로 끝난다.
나머지 한 곳의 접촉 기간은 다음달 5일까지다.
통일부는 지난 7월 말 발생한 북한의 수해 복구 지원을 위해 북한과 접촉하겠다는 민간 단체의 신고를 수리하면서 1개월의 접촉 기간을 부여했다.
단체들은 장기간 남북관계 단절 상황에서 제3자를 경유한 소통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해 3∼12개월의 접촉 기간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접촉 기간 만료가 임박했지만 북측으로부터 이렇다 할 반응을 받은 단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단체 관계자는 "중개자가 북한에 인도주의 교류협력 의사를 전달하는 것 자체에 난색을 보였다"며 남은 기간 북측에 직접 팩스와 이메일 등으로 접촉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민간 단체도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며 통일부가 부여한 접촉 기간이 너무 짧다고 말했다.
북한이 작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2국가 관계'로 선언한 데다 수해 수습·복구에 외부 지원을 안 받겠다고 공표한 터라 북한의 외면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북한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정부의 수해 물자 지원 제의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간 단체들은 인도주의 교류협력 재개를 위해 대북 접촉 노력을 계속한다는 입장으로, 통일부에 접촉 기간 연장을 요청하거나 새로운 접촉 신고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단체 관계자는 "북한의 '2국가론' 주장과 무관하게 우리는 인도주의 교류·협력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원 의원은 "정부는 장기간 남북관계 단절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민간에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을 부여함으로써 이번 대북 접촉 신고 수리가 생색내기, 면피용이라는 지적을 자초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한적을 통한 수해지원 제의 후 여전히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간이 접촉 기간 연장을 요청하면 충분한 접촉 기간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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