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등에 여전히 고금리 영향…분위기 전환에 시간 걸릴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이후 미국 기업 다수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본 조달에 나서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무선 통신사 티모바일 등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기업 10곳이 122억 달러(약 16조2천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주 회사채 판매액이 시장 전망을 밑돌았던 것과 대조적이며, 이번 주 200억∼250억 달러(약 26조7천억∼33조3천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용도가 비교적 낮은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정크본드)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0개 기업이 이날 회사채를 발행했다.
온라인 가구 소매업체 웨이페어는 정크본드 시장을 통해 기존 대출 7억 달러(약 9천346억원)를 차환하려 하고, 담배 필터 제조사 세르디아도 8억 달러(약 1조681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앞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상단을 기존 5.5%에서 5.0%로 낮춘 바 있다.
이후 회사채 금리 하락 덕분에 신용 스프레드(미 국채와 회사채 간의 수익률 차이)는 더욱 줄어들었고, 기업들은 향후 경제지표 발표나 미 대선에 따라 변동성이 생기기 전 자금 확보에 나서는 상황이다.
아퀼라 투자운용의 데이비드 시프먼은 "연준의 금리 결정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투자자들도 여전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대선이 다가올수록 유동성 환경이 나빠질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이 시장에서 배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봤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은 주택 시장 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30년물 고정금리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 평균 금리는 1년 전 8%에 육박하다가 6%를 향해 가고 있다.
다만 로이터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부터 금융시장에서 모기지와 회사채 금리를 내리는 식으로 조정이 시작됐다면서도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 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소비자 심리는 여전히 그동안의 고금리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자동차 할부 대출 금리 등은 소폭 인하에 그쳤고 금리가 내려가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 관계자는 모기지 금리가 5%대 중반에서 안정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는데 이 경우 인하 폭이 이미 상당 부분 현실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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