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약 2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 연착륙 기대가 커지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0일 배럴 당 69.19달러로 7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2021년 말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11일엔 2% 반등해서 70.61달러를 기록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10일 65.7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67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 7월 초 고점인 약 88달러와 84달러에서 거의 20달러 가까이 내려왔다.
시티그룹, JP모건 등은 내년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 당 6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경제가 경기 침체로 인한 피해 없이 고금리 영향을 견뎌낼 확률을 더욱 높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리걸&제너럴 투자운용의 경제 부문 대표인 팀 드레이슨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연착륙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를 도로 낮추고 중립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 두 번째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주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 60달러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낮추고 가계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무역 전쟁과 중국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여파 등과 같은 위험이 가득한 상황에서 보기 드물게 밝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물가를 감안하면 유가 수준은 20년 전으로 돌아간다.
트라피구라 글로벌 석유 책임자인 벤 럭코크는 9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석유 콘퍼런스에서 브렌트유 가격이 꽤 빨리 60달러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고안한 모델에 따르면 유가가 60달러로 급락하면 올해 말과 내년 초 미국과 유럽의 물가 상승률이 0.4%포인트 낮아지고, 중국에서는 0.2%포인트 내린다.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어서 미국 성장률 전망치엔 큰 변화를 초래하지 않고 영국과 유로존의 경우엔 0.2%포인트 올라간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경제가 힘을 잃고 중국 디플레 상황이 심화하며 세계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공급은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세계 석유 생산량은 미국 셰일 유전의 주도로 하루 1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수요 증가율을 약 50%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및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가 장기적으로 생산을 감축했는데도 가격이 하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ECB의 금리 결정에 유가 하락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CB가 6월에 내놓은 전망치는 내년 배럴당 78달러였다.
TS 롬바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프레야 비미쉬는 유가가 하락하면 더 큰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미국이 연착륙 중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유가 하락이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키우고 미국 경제의 일부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대체투자 회사인 블랙스톤은 미국 경제 연착륙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랙스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클 채는 이날 바클리 세계 금융 서비스 콘퍼런스에서 "과거에 연착륙이 매우 드문 일이었지만 지금 상황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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