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개최된 ZFN 넘버링 1회 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인상 깊은 주인공들을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뜩 들 즈음 SNS에 반가운 얼굴이 알고리즘을 타고 필자에게 추천되었다.
까치산 장발남 오시온 선수.
개인적으로 ZFN 로얄매치 3인방으로 꼽은 선수 중 첫 번째인, 경기 시작 50초 만에 백스핀 블로우에 의한 KO승, 강렬한 첫인상을 선사해 준 바로 그 선수이다.
SNS 메시지로 인터뷰 요청을 보냈고, 오시온 선수는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약속 당일이 되어 떨리는 마음을 안고 신월동의 한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상가건물 2층에 위치한 무에타이 구심캠프 본관.
수장인 오성일 관장과 오시온 선수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맞아주었다.
소소한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경기에 대한 소감부터 물었다.
Q: 백스핀 블로우에 의한 통쾌한 KO 승리였는데 그때의 기분을 말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A(오시온 선수_이후 답변표식은 이니셜 A로 대체): 백스핀 블로우는 철저히 계산된 전략이었습니다. 상대는 단단한 하드웨어로 밀고 들어올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원투 공격에도 상관없이 들어온다면 거리를 맞추어 백스핀 블로우를 시전하고 이후 공격으로 회전 킥까지 연습했습니다. 그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오시온 선수와 인터뷰 이후에 훈련 영상들을 다시 찾아보았다.
구미 사무라이 서장진선수를 맞아 오성일 관장과 연속되는 미트 훈련은 KO를 만들어낸 동작에 대한 반복 훈련이었다.
백스핀 블로우, 백스핀 킥에 이은 플라잉 니킥으로 마무리 짓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훈련 영상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이번 KO는 우연이 아닌 스승과 제자의 노력에 빛나는 합작품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보통 백스핀 블로우는 공격적 효과도 훌륭하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높은 시각적 만족도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경기 당일 현장에서 지켜보던 필자는 멋내기용으로 호기롭게 사용한 기술이 좁은 타격 거리 안에서 예상치 못한 다운을 끌어낸 럭키성 공격 이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 현장을 준비했던 선수의 말을 듣고 있자니, 필자는 계산된 퍼포먼스 아래 붙잡힌 관객이라는 설정이 연상되었다.
시합은 준비한 선수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시연되면 관전하고 있는 타자에게는 격투기만이 줄 수 있는 통쾌한 카타르시스로 전달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시온선수와 스승의 시합을 대하는 준비된 마음가짐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쯤 되자 다음 시합에 대한 일정과 준비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A: 11월에서 12월 정도에 정식 프로 경기로 다시 케이지에 서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정찬성 대표님께서도 올해 안에 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필자는 평상시의 체중(평체)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오시온 선수의 적정 체급에 대한 이해를 듣기 원했다.
A: 시합이 없는 평상시 몸무게가 85~90kg 정도 됩니다. 184㎝의 키에 평소 그정도 인데, 아마 프로 시합에서는, UFC로 따지면 웰터급 약 77kg에서 성사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정도가 저의 적정 체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언급한 체급이 오시온선수에게 어울리는 전장의 몸무게가 아닐지 생각했다.
UFC의 웰터급은 페더급, 라이트급과 더불어 지옥의 체급이다.
지구상 대부분의 남성이 그 체급에서 생활하고 있는 보편적인 몸무게이기에 선수층도 아주 두껍게 형성되어 있다. 물론 선수들의 평체는 10kg에서 많게는 15kg 더 나가지만.
하여튼 이 체급에서 살아남기가 정말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체급으로의 도전에도 오시온 선수는 아주 해맑고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A: 저는 현재 다른 단체나 ZFN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이외의 선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ZFN을 통해 MMA 선수가 되었고, 큰 무대에 설 수 있었으니까요. 정찬성 대표님께 감사하고 제 고향과도 같은 ZFN에서 첫 번째 가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 인터뷰에는 미디어 영상팀까지 대동해서 동영상 촬영을 병행해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상은 파이낸스 투데이 미디어 그룹에서 운영될 격투기 채널에 업로드 예정인데 영상팀의 스케줄이 빡빡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훈련 장면과 15분 정도의 짧은 인터뷰 장면을 카메라에 담게 되어 5~6가지의 질문만을 던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무에타이를 기본기로 하는 선수의 최대약점인 그라운드 필살에 대한 훈련은 어느 정도 진행되는지 우려 섞인 질문과 두 번째 시합을 위한 레슬링 훈련도 주문했다.
A: 그라운드 훈련은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티그라운딩에 대한 훈련도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라운드 안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현재는 그라운드로 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MA를 시작했기 때문에 주짓수와 레슬링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지 못하면 처참히 질 수밖에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완성도를 키워가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있고 단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앞으로 계속 배워나가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제 약점일 수 있는 그라운드로 가는것을 피하기 위해 훈련 하고 있습니다. 다음 경기는 유술가나 레슬러보다는 타격 가와 잡히지 않을까요. 아직은요.
짧은 인터뷰였지만 오시온 선수는 처음 접하는 인터뷰에 성실히 임해 주어서 감사했고, 무엇보다 스승 오성일 관장의 넓은 교육사상에 더 크게 마음이 쏠렸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오성일 관장의 지도 철학에 오시온 선수도 발맞추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강함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으로 하고 말이다.
다음번 인터뷰는 좀 더 길고 많은 대화를 담을 수 있는 영상인터뷰로 함께하자 약속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체육관을 나설 수 있었다.
한정된 글을 통해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조만간 업로드될 영상 속에서 독자분들의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지면을 통해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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