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소설가 전정희
‘세월유수(歲月如流)’는 세월이 물이 흐르듯 빠름을 말하고, ‘광음여전(光陰如箭)’은 세월이 흐르는 화살과 같음을 말한다. 「장자(莊子)」에는 ‘백구과극(白駒過隙)’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흰 망아지가 뛰어 지나는 것을 문틈으로 지켜보는 것처럼 인생이 순식간에 흘러가듯 매우 빨리 지나감을 뜻한다. 또 「명심보감」에 나오는 ‘세불아연(歲不我延)’은 세월은 나를 위하여 시간을 연장하여 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월을 아껴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세월이 빠름을 표현하는 말은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넘쳐난다.
2023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1장의 달력이 찢겨나가고 12월 달력 한 장만 남았다. 그야말로 세월을 물이나 화살에 비유한 것이 과장이 아님을 깨닫는 요즘이다.
2023년은 개인적으로 고향 집터의 흔적이 사라지게 되는 아쉬운 한해였다. 얼마 전 고향 동해에 다녀왔다. 필자가 살던 고향집은 모두 헐리고 터만 남은 지 이미 오래되었는데, 이제 그 터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집터만 남아 을씨년스러웠어도 그곳에만 가면 왠지 마음이 푸근했다. 태어나서 자라고 부모님, 오빠, 언니들과 많은 세월을 함께 했던 보금자리와 추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옛날의 그리운 추억은 가슴에 새기고 꺼내 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기에 오래오래 눈으로 담고 돌아왔다.
2023년 역시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다사다난했다. 우크라이나와 소련은 아직도 전쟁 중이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역시 아직도 전쟁의 아비규환 속에 놓여있다. 국내에도 유독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리거나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 사고들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행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을 시작으로 무자비한 흉기 난동, 칼부림 살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또 교권침해 문제로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건이 수면 위로 떠 올랐고,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생활면에서는 전기 요금이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 요금은 작년과 올해에 걸쳐 총 5차례 인상됐으며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 인상되었다.
이처럼 다사다난한 일은 해마다 일어나지만, 그나마 올해는 팬데믹의 고충에서 벗어나 마스크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된 것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아쉬운 것을 보내고 나면 또 새로운 한 해가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바라기는 2024년 새해에는 사람들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건, 사고가 가급적 많이 일어나지 않는 평온한 해이기를 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저물어가는 2023년 아듀~!!
▶동해 출신 소설가 전정희는 중편소설 ‘묵호댁’, 장편소설 ‘하얀민들레’와 최근에 발표한 장편소설 ‘두메꽃’등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전 작가는 최근 소설집 ‘묵호댁’을 새롭게 단장해 3쇄를 출간했으며 지난 2017년 첫 번째 장편소설인 ‘하얀 민들레’로 무원문학예술상 대상을 수상한 전 작가는 2019년에는 중단편 소설 9편을 모은 소설집 ‘묵호댁’ 1쇄를 출간했다. 지난해 두 번째 장편소설인 ‘두메꽃’ 2쇄를 펴내 제17회 세계문학상과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데 이어 10월말 묵호댁 3쇄 발행을 마치고 최근 신간 준비에 들어가는 등 대부분 강원도를 배경으로 고향 사람들의 진한 삶의 모습과 애틋한 정서가 담긴 소설을 집필해 왔다. 또한 2023년 세계문학상 올해의 작가상과 세종문학대상자로 수상자에 올라 12월 수상한 바 있다. 그리고 가족애를 다룬 새 장편소설도 내년 초에 출간할 예정으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라는 후문이다. 또한 전정희 작가는 작품활동 이외에도 각종 방송 프로그램 제안, 마케팅 분야 자문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방송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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