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旣得權)이란 특정한 자연인 또는 법인이 정당한 절차를 밟아 법규에 의해 얻은 권리다.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발언은 소위(what is called) 정신 나간 행태다. 아니면 지은 죄의 수다(數多)함을 반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인류의 오랜 소원 중 하나가 ‘유토피아(Utopia)’의 건설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유토피아’라는 단어가 보여 주듯이 그런 소망의 실존(existence)이야말로 미지수(the unknown)이다. 과연 싸고 좋은 것/공짜면서 좋은 것이 있을까?
여기 유려한 시각적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통해 정의로운 마침표를 찍는 데 성공하기 위해, 변호사 출신 MZ세대 국회의원이 또래 청년 변호사를 염가(cheap price)나 무상으로(gratis) 부리며 기득권 저지 이미지(image)까지 챙기려 한다.
성균관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김앤장(KIM & CHANG)〉에서 변호사를 하며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한 뒤, 무려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의 국회의원이 된 이 사람은, 또래 여성 변호사들이 어쏘시에이트(Associate)로 일하며 유산(abortion)까지 하는 과로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처우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기득권이라 일소한다(sweep).
이소영 의원 자신은 〈김앤장〉에서 근무하며 비싼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놓고, ‘저렴하고 무상으로 좋게 변호사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기득권이라 손가락질하며 비난한다.
물론 보이지 않게 〈김앤장〉에서 과로는 했겠으나, 최소 세전 1억 5천만 원의 연봉을 받고 지내며 이후, 1천 4백만 원 월급에 그 정도의 활동비에 보좌진 급여까지 지원받는 국회의원으로 전직한 뒤, 또래 동료 청년변호사들을 힐난(詰難; censure)하며, 기득권 분쇄의 진보 인사인 척하는 모양새다.
나는 이소영 의원이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성범죄 피해자 국선변호인 활등을 하고 있는 청년변호사들을 위해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도록 노력했다는 소식을 접한 바 없다.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지 알 길 만무(萬無)이나,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언제든 다양한 통로로 법률 조력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음지(a shady spot)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며 지원하고 있는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이, 〈김앤장〉 출신 국회의원의 장식품(ornament)처럼 사용되어야 하는가?
그래도 과거 〈민주당〉에서는 노동운동가나 인권변호사에게 공천을 주는 시늉(disguise)이라도 했다. 이젠 강남부유층, 일제전범기업 변론하는 〈김앤장〉 출신, 코인 청년갑부 등등의 인물들을 공천해놓고 노동자 서민 대표 놀이를 해댄다. 진보 코스프레(Cosplay; Costume play)를 더 이상 봐주기가 곤란할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당내 가짜 진보들이 일소될 때까지 더욱 철저하게 환골탈태(換骨奪胎) 되어야 마땅하다. 만일 불가능하다면 좌파 진영에 더 이상의 퇴로가 없을지 모를 일이다.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의 《자유론》에 나오는 일갈(一喝)이 떠오른다. “개인이 자기 자신에 대해 절대적으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한계는 어느 지점까지 인가? 개인에 대한 사회의 권한은 어느 지점에서 시작되는가? 인간의 삶 중에서 어디까지가 개인에게 속하고, 어디부터가 사회에 속하는가?”
2024년,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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