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남 기자]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자중하라"며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동시에 해임된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해임은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썼지만, 대통령실이 곧바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 입장문을 내 정면 반박한 바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해 "장(場)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인가. 더구나 장관급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은 지 두세 달 만에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당 대표로 출마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손에 든 떡보다 맛있는 떡이 보인다고 내팽개치는 사람, 몇 달 만에 자신의 이익을 좇아 자리를 선택하는 사람,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 어찌 당 대표로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진짜 능력이 있다면 필요한 때 쓰일 것이다.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했다.
김 지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반윤 갈등이 부각되는 것과 관련, "벌써 당이 친이·친박, 친박·비박으로 망했던 과거를 잊었나"라면서 "과거 전철을 밟지 말자"고 적었다.
또 "진흙탕 싸움에 빠진 친정집에 충언을 드린다. 어렵게 정권교체를 이뤘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채 1년도 안 됐다. 당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면서 "지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언행을 보면 사심만 가득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전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직 임기가 4년도 더 남은 대통령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이제 그만 자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면서 "뜬구름 같은 여론조사 하나만 믿고 덤비다가 큰 낭패를 보는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이 전날 대구 동화사를 찾은 것을 언급하며 "이미지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한 사람으로 끝났는데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하며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역겨워 손절한 분에게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 측과 결별만 더욱더 빨리 오게 만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또 나 전 의원에 대해 "들리는 말로는 지난해 (장관 후보) 검증 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것부터 해명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닌가요"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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