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성폭력 "정의당 강민진...당직자에게 성폭력 당해"
끝나지 않는 성폭력 "정의당 강민진...당직자에게 성폭력 당해"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2.05.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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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이어 정의당 까지

[정성남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성폭력 사건으로 박완주 의원을 제명한 가운데 정의당에서 여성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나온 가운데 국회내의 성폭력에 근절 대책이 시급하다..

정의당 내 조직인 청년정의당 강민진 전 대표는 16일 당내 인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글을 올리고 “정의당 내에서 또다시 성폭력 피해를 입은 뒤,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어려운 이야기를 꺼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열린 전국 행사의 뒤풀이 자리에서,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은 저의 허벅지에 신체접촉을 했다”고 글을 올렸다.

[사진=청년정의당 강민지 전 대표 페이스북]

이어 강 전 대표는 “이 일을 여영국 대표 등에 알렸으나 여 대표는 ‘이번 일은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경고를 하겠다.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결론 지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회의에서 당 대표의 반응을 보며 ‘역시 앞으로도 영원히 침묵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고 체념했다”고 적었다.

강 전 대표에 따르면 해당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의 단체장 후보로 출마했다. 강 전 대표는 “정의당은 공직후보자 심사 과정에서 성폭력 전력을 공천여부 판단의 기준으로 두고 있으며, 타 정당에 비해 엄격한 공천 기준을 세우고 있음을 홍보해왔다”며 “그러나 제 사건에 대해 당 대표도 알고 있고,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자격심사위원장인 사무총장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의사를 한 번도 묻지 않은 채 당은 그를 지방선거 후보로 공천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청년정의당 당직자 A로부터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강 전 대표는 “그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한동안을 깊게 앓았다”며 “하지만 그는 지금도 주요 당 간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적었다.

정의당은 해당 위원장이 출마한 것과 관련해 “정해진 규정대로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여 대표가 ‘발설하지 말라’고 한 것은 “강 전 대표가 비공개로 논의해 달라고 해서 나온 말로 와전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으로 물러난 지 1년 4개월 만에 다시 당 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며 정의당은 위기를 맞았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오늘(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대표단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지난 13일 당직자 성폭력 사건 관련 당기위원회 제소 건에 대해서 당은 무관용 원칙과 당규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 및 엄정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당 내 성폭력 사건이 재발한 데 대해서 대단히 안타깝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11월 21일 강 전 대표가 정의당 행사에서 발생한 사건을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에게 알렸고, 22일에는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당사자인 해당 위원장에 대한 엄중 경고와 서면 사과 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23일에는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이 사과문을 받아 강 전 대표에게 전달했고, 사과문 내용에 대한 동의와 수용 의사를 확인한 후 해당 사건을 종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위원장이 강 전 대표에게 보낸 사과문 내용 전문을 첨부하기도 했다.

해당 위원장은 사과문을 통해 "술을 마시고 긴장감이 풀려 행동과 태도가 부적절했다는 것을 당 대표로부터 전해 들었다. 당일 자리에 앉는 과정에서 양해를 구하지 않고 몸을 밀치는 과정은 무례한 태도였다는 것과 밀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강 대표가 매우 당황스러워했다는 말을 듣고보니 의도와 달리 불쾌한 감정에 많이 불편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가운 마음을 존중감 있게 표현하고 실수에 대해선 즉시 사과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과문을 강 전 대표가 '내용이 괜찮고 수용하겠다'는 취지로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에게 답을 보냈다는 게 정의당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강 전 대표는 "저는 가해자의 행위를 성폭력이 아니라고 규정해준 적이 없다"며 "공천 심사 과정에서 그 누구도 저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로부터 사과문을 받는 것이 저에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았지만, 그 상황에서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사과문을 수용했다"며 "여영국 대표가 가해자에게 '엄중 경고'를 하셨다고 하는데, 가해자는 아직도 저에게 며칠마다 한 번씩 자신의 선거운동 홍보 문자를 보내고 있다. 어떤 내용으로 엄중 경고를 하신 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당이 이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 조금도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사실상 가해자의 지방선거 공천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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