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1월4일.
은행에 첫 출근 날입니다.
그전에 지금 테헤란로의 LG아트홀 자리에 있었던 '반도유스호스텔"에서 4주간의 교육을 마쳤지요.
배울 때 틀림없이 영업 오픈 10분에 도착해야 한다고 했지만 좀 더 빨리 간다라는 생각에
9시10분에 건물 앞에 도착하여 벨을 눌렀습니다.
누군가 나와서 문을 열어 주었고, 들어 갔더니 그날이 신년 시무식이라 9시에 출근했다네요.
결국 출근 첫날부터 지각한거죠 뭐...
보직도 없이 며칠간을 서무주임과 함께 연말결산을 밤세워 하다간 예금계 창구업무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3개월만에 당좌계.
아시는 분은 말겁니다. 당좌계가 어떤 곳인지....
회사에서는 보통 당좌를 개설하여 약속어음과 당좌수표를 씁니다.
그런데 이 어음과 당좌수표를 그날 그날 막지 못하면 부도가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제가 맡은 업무가 회사의 부도를 직접 챙겨야하는 업무였지요.
매일매일 회사의 대표들이 직접 은행에 나와서 ....
시간 되면 전화로 싸우다시피 하고,
상대 은행에 연장 받아 달라고 얼르고, 달래고, 협박하고...
이러면서 업체의 현실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업체의 대표들, 사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고충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에 가 보면 대장인데 은행에 오면 한없이 약자가 되어 가고, 거래선 접대하느라고 맨날 술 먹고
어떤 회사는 아예 술상무라는 사람을 채용하여 데리고 있더군요.
회사를 운영, 아니 경영 하다보면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결정하고, 책임을 지게 됩니다.
보통 사업을 처음 시작 할때 혼자 한다면 별 이의가 없이 자신이 대표을 하면 되는데
친구들, 혹은 지인들 몇이 같이 사업을 한다면 대표를 누가 해야 돼?라는 문제에 봉착하지요.
대표는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모든 것을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구성원을 아우르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리더쉽을 가져야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잠 못자는 밤을 즐겨야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구성원들이 모두 쉴 때에도 아무런 불편없이 나와야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혼자의 고독을 즐길 줄 알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빈방에 홀로 앉아 소주를 마실 줄 알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누구에게나 멱살 잡힐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구성원의 머리 꼭대기에 있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글을 쓸 줄 알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는 모든 일에 앞장 서야 하는자리입니다.
대표는 구성원의 모든 애로 사항을 긍정적으로 접수 해야 하는자리입니다.
대표는 배낭메고 혼자 여행을 할 줄 알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너무 많죠?
그렇습니다.
회사의 대표, 구성원의 대표.
start up의 대표는
이런 각오를 가진자 만이 해야 합니다.
필자소개
임명수
(현)한국P2P투자협회 회장
(현) (주)팝콘뱅커스 대표
(전)비트뱅크닷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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