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여론조사 떠받드는 한동훈표 '국민 눈높이'의 실체

2024-09-19     인세영

여론조사가 조작이 쉽고 오류 투성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를 비롯하여 최근 대부분의 국내 여론조사 업체들이 내놓는 정치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는 이미 팽배하다. 특정 정치성향을 갖고 있는 언론사가 의뢰한 여론조사는 더욱 믿을 수 없으며, 해당 언론사와 여론조사 업체가 서로 '갑을' 관계(또는 짜고치는 고스톱)에 있다는 우려는 이미 기정사실로 되어 있다.  

1000명이나 2000명을 갖고 하는 여론조사는 표본 자체가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냥 참고용으로만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식이 적당하다. 정치인이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일희일비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국내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특정 목적을 위해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고, 언론들은 일사분란하게 한쪽이 유리한 결과만 보도한다. 최근 미국 대선 여론조사를 보면 일부 언론사들이 담합해서 여론조사를 이용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트럼프에게 최대한 불리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ABC, CNN 등 좌편향 언론사들은 모닝컨설팅 등 특정 여론조사 결과만을 내세워 마치 선거가 해리스 쪽으로 기울어진 것 처럼 선동하곤 한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한 술 더 뜬다. 

여당 당대표인 한동훈의 대표적인 측근으로 평가받는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최근 대통령 지지율 및 정당선호도 여론조사에 대해 매우 위험한 발언을 하고 다닌다. 

신지호는 최근 KBS라디오 및 채널A라디오 등에 나와서 "尹대통령이 지지율 일희일비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멘트"라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실 핵심 참모가 윤대통령이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상남자 스타일이다. 멋지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했다"라며 "(이런 멘트는) 쉽게 얘기해서 '미스코리아가 나는 미모 평가에 신경 쓰지 않겠다' , '미스터 트롯이 나는 내 가창력에 대한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과 같은 식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너무 한가롭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여론조사에 민감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을 공격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미 여론조사 신뢰도가 거의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특정 여론조사를 그대로 믿고 국정 기조를 휙휙 바꾼다면 과연 그게 정상일까? 

25년 이상 공영방송에 근무하면서 무수히 많은 여론조사를 경험한 복수의 언론인은 물론, 현업 여론조사업체 대표들까지 손사레를 친다. 여론조사는 그저 참고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 얘기다. 선거를 한달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바뀌면서 언론이 덩달아 지원사격을 해주고 결과적으로 선거 결과가 바뀌는 모습을 우리는 최근까지 보아왔다. 여론조사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신지호 총장은 여론조사의 속성에 대해 제대로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정치 세력이 좌지우지 하고 있다. 언론사도 여론조사업체를 주무를 수 있다. 조작이 가능한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섣부르게 국정을 논한다면 누가 그런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까? 

한동훈 대표가 말하는 '국민 눈높이'는 결국 여론조사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매우 위험한 정치 초년생의 발상이다.  

그렇게 여론조사를 맹신한다면, 한 대표는 자신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취임하기 전보다 지지율이 더 떨어진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여 사퇴해야 한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이재명 대표에 비해 보잘것이 없다. 심지어 시간이 갈 수록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역시 한동훈 대표가 들어오기 전보다 더 낮아졌다. 여론조사를 맹신하는 입장에서 이쯤되면 책임을 져야하는것 아닌가?  

친한 계열로 꼽히는 신지호 총장은 누워서 한동훈 대표에게 침을 뱉는 것인가? 

대통령에게 함부로 "여론조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라"라고 조언하면 안된다.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잘못된 여론조사를 믿고 기조를 바꾸고 정책을 바꾼다면 국가의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여론조사를 가지고 선거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마당에, 대통령에게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라는 충고를 하다니, 이는 상당히 부적절하다.  

조작이 가능한 '정치 여론조사' 결과에 집착하고 이를 대통령에게 들이대면서 '국민 눈높이'라고 우기는 당대표와 참모들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팬덤이 장난질 쳐놓은 당대표 선거에서 자신이 당원 63%의 지지를 얻었다고 우스꽝스럽게 강조하던 당대표에 딱 어울리는 참모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