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정보 가득한 나무위키..이번에 제대로 손봐야"
전문가들, "나무위키 그대로 방치하면 특정인 낙인찍기 도구로 쓰여질 것" "대부분 좌편향으로 비뚤어지고 왜곡된 역사 편집도 매우 위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온갖 가짜 정보와 개인 사생활 침해 정보를 담아 논란이 지속 중인 '나무위키'에 대해 제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5년부터 운영된 나무위키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백과사전식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지식 정보 사이트로, 불특정 다수가 직접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할 수 있어 정보량은 풍부하지만, 객관성과 신뢰도에서 잦은 논란이 됐다.
'우만레'(Umanle S.R.L)란 유한회사가 소유·운영을 맡고 있지만, 남미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이 회사 본거지라는 사실 외에 경영진이나 회사 현황 등에 관해 알려진 바가 없다. 관리도 익명의 민간 운영자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나무위키의 관리자가 익명이라는 것 자체가 온갖 가짜 정보로 인한 법적인 소송에 대해 미리 대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나무위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집단 지성이 편집을 하는 자율적 백과사전 형태를 띄면서도, 사실은 악의적인 편집이 가능하고, 특정 정치적인 성향을 가미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다수의 연예인 및 기업 등이 자신들과 관련된 내용을 직접 편집을 해서 정정해도, 금새 원래대로 악의적인 내용으로 돌아가버리는 식이다.
쉽게 말해 나무위키는 특정인에 대해 낙인찍기를 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하고 불법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사이트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사이트 유지 보수 및 관리에 대한 책임자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법망을 피하려는 목적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방심위는 그동안 통신심의소위원회에 나무위키 속 자신의 사생활 정보 등을 삭제해달라는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대부분 '해당 없음'이라는 애매한 결정을 내려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배우 김상중 씨가 나무위키 내 자신의 과거 파혼 관련 내용 정보가 담긴 점이 명예훼손이라고 방심위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해당 없음' 의결됐다.
최근에도 이러한 심의 기류는 지속하고 있다.
이달 14일 열린 통신소위에서도 방송 또는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통해 인지도는 있지만 사실상 일반인에 가까운 개인 2명이 나무위키 내 노출 정도가 높은 전 연인과의 사진, 가족·학력 등과 관련한 잘못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며 삭제를 요청했고, 전례에 따르면 '해당 없음' 결정이 날 사안이었다.
그러나 방심위원들은 이러한 심의 방향이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일단 의결 보류했다. 본인이 직접 나무위키 같은 사이트에 정보 삭제를 요청했을 경우 이를 받아들이는 게 합리적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에 따라 방심위는 법조인 등이 포함된 통신자문특별위원회에 해당 사례들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기로 했다.
방심위 고위 관계자는 18일 "신고인의 사생활 또는 초상권을 침해하는 정보에 대해 신고인이 원치 않으면 삭제하는 게 마땅하다는 의견"이라며 "사실 적시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공식 창구가 있는 유튜브 등 일반적인 플랫폼 사이트와는 달리 나무위키는 이메일 주소 정도 외에는 소통 창구나 연락처가 없다. 따라서 방심위의 삭제·차단 결정이 나더라도 어떻게 강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공식 기구인 방심위가 제재를 결정하면 국가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시그널을 주기 때문에 나무위키 입장에서도 개인이 요청하는 것과는 무게감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방심위는 문제 현황과 대응의 한계점 등을 포함해 통신자문특위에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면 나무위키에 자율규제를 강력히 권고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