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공정] 이종찬은 건국의 현장에서 무릎 꿇고 반성해야 한다

2024-08-13     편집국

대통령실이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확인해도 이종찬 광복회장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철회해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것이다. MBC는 난리가 난 듯 뉴스데스크 톱부터 세 꼭지에 사태를 도배했다.

이종찬이 불참하겠다며 위세를 부리지만, 우리는 그가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할 자격조차 없다고 본다.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진 사람이 갈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가야 할 곳은 따로 있다.

 1947년 김구 주석은 건국 인력을 기르기 위해 ‘건국실천원양성소’를 세웠다. 이승만이 명예소장을 맡고 지청천 신익희 조소앙 등 기라성 같은 독립투사들이 강사로 나섰다. 매 기수 100명 내외로 9기까지 교육을 받았다.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그들 지도자와 젊은이들이 이종찬의 역사 인식 때문에 30년 전 건국된 것도 모르고 헛심만 쓴 바보가 됐다. 그 죄를 어떻게 씻으려고 망발을 하는가. 이종찬은 8월 15일 서울 원효로로 가서 ‘건국실천원양성소 터 안내판’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여야 옳다.

 이종찬은 독립투사 이시영의 종손자인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 1945년 10월 임시정부 요인들이 귀국할 때 어린 이종찬이 김구 이시영 등과 찍은 사진은 유명하다.

 그런데 이시영은 귀국 후 독립촉성국민회 위원장으로 선출돼 활동했다. 이승만 김구가 단합해 만든 단체로 대한민국 독립을 앞당기기 위해 투쟁했다. 만약 그때 열 살 먹은 이종찬이 1919년 이미 건국이 됐다고 주장했다면 독립투사 할아버지들이 뭐라고 했을까. 아마 고운 말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종찬은 ‘일본 우익과 내통’한 사람들이 ‘1948년 건국’을 주장한다고 비난한다. 왜 작은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시영 선생은 조선 최고의 부를 독립운동에 모두 쏟아붓고 결코 타협하지 않는 삶을 살았으며 마침내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으로 건국의 영광을 함께 했던 애국자였다.

1919년 건국설은 2019년 좌파들이 들고 나왔다가 슬며시 치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북한이 상해 임시정부 법통을 부정하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광복회장이라는 사람이 다시 그 이설을 고집하는 게 참으로 낯설고 이해되지 않는다. 독립을 꿈꾸며 일생을 바쳤던 투사들, 해방 후 자유국가 건설을 위해 매진했던 지사들, 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졌던 선열들 앞에 대한민국 광복회장이 부끄럽다. 

2024년 8월 13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