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고산의 발굴현장 고인돌 문화유산 제거 돌무더기로 조작 ‘의혹’
춘천시가 산림청 정원소재실용화센터 부지로 추진하는 고산일원에서 실시된 발굴조사 중 문화유산 훼손 범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시민단체 중도본부는 춘천시가 현재 산림청 정원소재실용화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고산의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현장에서 대규모 고인돌들이 돌무더기로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중도본부는 그 같은 주장의 근거로 2023년 10월 15일 발굴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자료를 공개했다.
사진자료에 따르면 2023년 10월 15일 고인돌로 주장되는 유구에는 다량의 토기편들이 분포하고 있었으나, 9일후인 24일 현장공개에서는 해당 유물들은 모두 제거됐다.
춘천시와 발굴기관은 그해 12월 문화재청에 제출한 ‘춘천 상중도 고산의 조선문학유산 복원사업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 약식보고서’에서 해당 유구를 보고하지 않았다.
중도본부에 따르면 본부는 2023년 11월 정밀발굴조사가 종료된 이후 관련자료를 분석하여 발굴현장에 미 보고된 돌무더기 44기가 분포함을 확인했다.
그 중 6개의 돌무더기는 수m 이상으로 거대하며 중도유적지에서 발견된 고인돌과 쌍둥이처럼 동일한 유형이었다.
중도본부는 2024년 2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그 같은 사실을 신고하고, 공개점검 등 진상파악과 보존조치를 문화재청에 제안했다.
그러자 문화재청은 국민신문고 답변(2AA-2402-0290191)을 통해 “조사의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해당 유적을 조사 한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및 발굴허가를 받은 사업시행자(춘천시)에서 답변할 사항으로 사료됩니다.”라며 사실 확인 자체를 거부했다.
또한 사업시행자인 춘천시는 국민신문고 답변(2AA-2402-0183443)에서 “귀하께서 고인돌로 예상하시는 돌무더기에 대해서는 시굴조사 및 발굴조사 과정 중 세차례에 걸쳐 개최한 학술자문회의(전 문가 검토)에서 관련한 지적사항이나 추가조사 의견이 없었음” 이라며 부인 했다.
고산일원을 발굴조사 한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고산의 정밀발굴조사 고인돌 미보고 훼손 신고에 대한 조사기관의 답변>에서 “묘역과 매장주체부 내에 매납한 토기편이나 석기, 청동기 등의 청동기시대 유물도 수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23년 4월부터 10월까지 춘천시는 의암호에 위치한 섬 상중도 고산 일원 8,000m²에 ‘조선문학유산 복원사업 부지 내 문화재 정밀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2019년 춘천시는 상중도 고산 지역을 조선문학유산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고산 일원에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2023년 고산일원에서 선사시대 문화유산이 대규모로 발견되고,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 미술관을 건립할 경우 수장고 습도 관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시립미술관은 무산됐다.
2023년 10월 23일 실시된 고고학전문가회의에서 한림대학교 심재연 교수 등은 고산에서 발견된 마을유적에 대해 “북한강 유역에서 하중도 마을유적에 버금가는 고고학적 성과를 보여주는 중요유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춘천시는 상중도 남쪽에 추진되던 산림청 정원소재실용화센터 부지에 유물이 발견되면서 장소를 고산일원으로 변경했다.
5월 14일 오후 춘천시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정원으로의 산책’이라는 주제로 정원도시 시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중도본부 김종문대표는 “이미 중요유적으로 밝혀진 고산 마을유적 인근에 대규모 건축행위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적지로 지정하고 선사문화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