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3

-속초시 청년정책 비판-

2023-06-23     김식

강원도는 지방소멸 위기를 가속하는 청년인구의 지속 감소에 대응하며 도내 청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2017년 청년 기본조례 제정 후,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139개 과제에 2698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여 다양한 청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초자지단체들에서도 청년기본조례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며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지역 유지를 위한 청년 존재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속초시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청년의 중요성을 메인으로 내세운 속초시 청년정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청년이라는 조건으로 접근하기 힘들다. 결혼/노동시장 종사/대학생/병원처방약 복용 정도의 심신 미약/창업이라는 상황만 지원 대상으로 되는 정책이라 효과 만무다. 또한 자신이 정책 대상에 해당되고 지속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비로소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민간 시장에서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려 끊임없이 자신의 필요를 증명해야 하는 청년은 공공부문에서조차 해당원으로 승진되기 위해 자신의 처지와 불안정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그렇다면 속초시 자치단체에서 이러한 상황을 발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다. 어쩌면 청년들에게 있어 가장 불합리한 정책/행정 놀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증명해서 참여한 정책이 해당 청년 삶의 질적 향상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가.

해답은 전무하다. 교육/일자리/주거/복지문화/참여권리 분야에 걸친 2023년도 청년 정책 51개 중, 청년 삶의 질 향상 도움 정도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성과지표는 없다. 대부분 예산 소진 여부/지원 기업 수/참여 인원 등을 성과지표로 둔 단순 계량計量에 그친다.

예산 투입에 따른 정량적 성과도 중요하나 사업의 효과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정성적定性的 성과成果에 대한 확인이 요구된다. 이 정책에 참여하며 경력에 도움이 되는 작업-체험을 했는지, 청년을 이해하고 청년과 공감하고 또한 강의 수준이 높은 강사에 교육을 받았는지, 자신의 삶을 이 지역에서 영위해 봄 직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한 확인이 이루어져야 정책의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있다. 두 접근법을 구분하는 기본적 기준은 사회현상을 양화量化하는 측정 도구를 포괄적으로 사용하는 연구냐(양적), 연구 대상인 행위주체의 추론 및 의사결정 과정을 탐구함으로써 심층적 지식을 추구하는 연구냐(질적) 하는 것이다.

한편 청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정책 수나 예산이 확대된 만큼, 올해 9월 강원도는 청년센터와 청년포털 개소를 앞두고 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강원과 충남 두 곳에만 오프라인 청년센터가 없었고, 온라인 청년포털은 강원도에만 없었기에 충분히 반길 만하다. 차에 속초시에도 도-시 연계連啟를 위한 오프/온라인 개설이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아울러 강원도는 청년센터 설치에 11200만 원, 청년 포털 구축에 1억 원을 수립했다.

광역 청년센터로서 영동/영서 강원 청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허브hub의 기능을 가지며, 연구/정책발굴을 통해 청년 삶의 질에 대해 숙고하기를 기대하는 입장으로 볼 때, 예산 규모에서 다소 아쉬움이 드러난다. 아울러 관련 지자체들의 호응 역시 그다지 높을 것으로 보이지 않을 우려마저 존재한다.

2022년 실행된 산업연구원의 지방소멸 위험도 조사에 따르면 강원도 18개 시/군 중 10개 기초지자체는 이미 지방소멸이 진행 중이거나 위기에 직면했다. 강원도가 지역소멸 위기의 가속에서 제어장치를 청년이라고 상정한다면, 청년이라는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정책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그냥 청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구성원으로 인정/지지받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에 참여하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 그리고 이러한 정책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청년들에게 가닿을 수 있을 전담 기구의 안정성 보장이야말로 필요충분조건이다.

강원도 청년기본조례 제정 6년 차다. 현-정책이 진정으로 청년들의 삶에 정향되었는지 확인하고, 청년들에게 닿을 수 있는 인프라infra가 조성돼 있는지의 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현-속초시 정책을 보면 단회성單回性 인기 끌기에 머무르고 있다.

청년들의 삶에 도움 되고, 도움 되기에 머무르기를 결심하게 되는 자치단체가 되도록, 속초시 청년 정책은 단순한 인구 정책을 넘어 청년들을 위한 정책으로 거듭나야 옳다. 대안代案으로 정부/강원도에서 심려를 기울이고 있는 글로컬 대학이라는 용어가 유명무실有名無實하지 않도록 속초시의 적극적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있던 대학교마저 없앤 속초(시와 있는 대학교를 없애려는 고성군) 자치단체엔 어떤 방안方案이 마련될지 궁금하다. 동우대학/경동대학교 자리에의 새로운 청사 건립은 강원특별자치도 청년정책에 역행하는 사태다. 아울러 정해진 사안을 놓고 혹세무민惑世誣民하려는 자치단체 주최의 속초시민 참여 조사는 눈 가리고 똥/된장 냄새 구별하기에 다름 아니다. 속초시 자치단체와 시의회 두 곳의 정책/행정 무능無能이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