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2천건↑…1년4개월 만에 최다
규제완화 덕에 급매 팔려…가격 급락한 송파구 221건 팔려 1위 급매 소진·금융시장 불안에 이달 들어선 매수세 주춤해져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천건을 넘어섰다.
지난 2021년 하반기 이후 가장 많은 물량으로 규제지역 해제 등 정부의 전방위 규제완화 영향으로 급매물 거래가 증가한 것이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계약일 기준)는 총 2천166건으로 2021년 10월(2천198건) 이후 1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거래량 2천건을 돌파했다.
평년 수준의 거래량보다는 여전히 적지만 전월(1천419건)에 비해서는 52.6% 증가한 것이면서 거래 절벽이 극심했던 작년 2월 820건보다는 164.1% 늘어난 것이다.
2월 거래 건은 신고일이 이달 말까지여서 최종적으로는 2021년 9월(2천694건) 거래량을 웃돌 수도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증가한 것은 연초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린 뒤 시세보다 싼 급매물을 중심으로 대기 수요들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구별로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였다. 현재까지 신고된 2월 거래량은 221건으로 1월(148건)보다 49.3% 많다.
송파구는 지난해 말 가격이 직전 최고가 대비 6억∼7억원씩 급락해 바닥권 인식이 커지자 올해 들어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어 강동구의 거래량이 183건으로 1월(122건)보다 50% 늘었고, 노원구는 163건으로 1월(133건)보다 22.6%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강서구가 1월 53건에서 2월 137건으로 158.5%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종로구(18건)가 158.1%, 양천구(108건)가 92.9%, 구로구(84건)가 86.7%, 성동구(78건)가 81.4% 각각 증가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일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는 지난해 11월 이후 18억∼19억원대로 실거래가가 하락했는데 지난달에 최고 20억3천만원에 팔리며 20억원대를 회복했다.
또 송파구 잠실 엘스 전용 59.96㎡는 지난달 16억3천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고, 전용 84.8㎡도 19억원대 매물이 소진된 후 이달 3일 21억5천만원에 팔려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을 찍었다.
작년 말 22억원대에 팔렸던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61㎡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4일 실거래가가 각각 25억7천600만원으로 2억원 이상 올랐다.
다만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의 후폭풍이 잠재돼 있는데다 추가 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최근 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매수세가 다소 주춤해진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종전 거래가보다 낮은 금액으로는 살 수 없게 되면서 매수자들이 다시 망설인다는 것이다.
3월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건수는 278건에 그쳐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 2월보다 거래량이 감소할 확률이 높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오른 가격에 살 사람이 없으면 다시 호가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계단식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3월 이후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