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직원연대 입장문, "유치원생보다 더 유치한 KBS 앵커의 억지"

2023-01-05     인세영

"민노총에 장악된 편파적인 KBS 뉴스, 시청료 받을 자격이 됩니까?"

KBS의 편향적인 보도행태에 각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KBS 내 비민노총 연대인 'KBS 직원연대 (이하 직원연대)'가 입장문을 내고 자사의 정치 편향적인 보도행태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직원연대는 KBS뉴스의 민노총 인사 인터뷰와 관련해서 KBS 보도본부가 지나치게 민노총의 입장을 보여주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으며, 상대적으로 정부(노동부)의 입장을 보여주는 데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에 장악된 KBS가 의도적으로 민주노총 편을 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음은 직원연대의 입장문 전문이다. 

지난해 12월 28일 112번 성명 "너절리즘으로 찌든 KBS의 끔찍한 일주일"을 통해 12월 25일 방송된 민노총 인사의 인터뷰가 노조면책특권법(노란봉투법)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있음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우리의 성명을 인용해 자신의 페북에서 KBS 뉴스를 비판했는데, 미디어오늘의 1월 1일 "KBS 앵커, 정진석 '불공정 인터뷰'에 "사실에 안 맞는 부당한 비판"이라는 기사는 당시 인터뷰를 진행한 이재석 씨가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비판을 반박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KBS와 국민의힘의 싸움에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이재석 씨의 비판은 결과적으로 우리 성명에 대한 비판이 되기에 그가 미디어오늘을 통해 늘어놓은 궤변이 얼마나 유치한 억지에 불과한 것인지를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석 씨는 12월 25일 민노총 인터뷰에 이어 27일 이정식 노동부장관의 인터뷰가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1) 특정한 인터뷰 하나만을 두고 비판해서는 안되며, 이후 다른 인터뷰 등을 고려해 총체적 맥락을 보고 비판해야 한다. 2) 노조면책특권법(노란봉투법) 인터뷰를 할 때는 반대하는 입장을 질문하고 재반론을 청취하는 등 공정성을 기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등의 주장을 합니다. 그러면서 정진석 위원장의 비판을 "인터뷰의 장르를 이해하지 못한 사실과 다른 부당한 비판"이라거나 "인터뷰라는 장르에 대한 몰이해" 등으로 몰아세우면서 상대방을 깔보는 예의 그 태도를 드러냅니다.

과연 이재석 씨가 주장하는 총체적 맥락의 실체가 어땠는지 보겠습니다. 사실 우리의 성명은 처음부터 단순히 민노총 인사만 인터뷰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총체적 맥락상에서 편향성이 심하다고 비판한 것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1. 아이템의 시간 배분: 민노총 인사 인터뷰는 8분 35초가 진행된 반면 노동부장관 인터뷰는 6분 11초입니다. 민노총 인터뷰가 노동부장관 인터뷰보다 거의 40%가 더 깁니다.

2. 아이템 순서: 민노총 인터뷰는 5번째 아이템(일요일), 노동부장관 인터뷰는 15번째 아이템(화요일)입니다. 두 아이템 간 중요도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노동부장관의 인터뷰는 로컬타임 전 마지막 아이템으로 보입니다.

3. 액세서리 자막: 민노총 인터뷰는 "뉴스를 만나다 "노란봉투법 제정해야""로 민노총의 주장을 반영한 반면 노동부장관 인터뷰는 "앵커대담 이정식 노동부장관"으로 이름만 표시했습니다. 출연자 입장에서 뭐가 더 좋은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4. 질문 개수: 민노총 인터뷰는 7개 질문이 주어졌고, 노동부장관 인터뷰는 5개가 주어졌습니다. 애초에 시간 차이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지만, 민노총이 자기주장을 할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5. 이슈 구성: 민노총 인터뷰는 노조면책특권법에 관한 질문이 6개에 출연자의 건강을 묻는 질문이 하나였습니다. 출연자가 당했다는 손해배상 소송 관련 내용을 달리 볼 여지가 있지만 그 역시 노조면책특권법 주장을 위한 도입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동부장관 인터뷰는 중대재해법 관련 2개, 노조면책특권법 관련 2개 그리고 현 정부가 노동조합에 대해 강경대응을 한다는 힐난성 질문 하나로 구성됐습니다. 민노총 인사는 해외 사례, 왜 노조면책특권법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객관적이지 않은 자기만의 주장을 마음껏 늘어놓을 수 있었지만, 노동부장관이 노조면책특권법에 대해 반박할 기회는 극도로 제한됐고, 부족한 시간마저 다른 공격적 질문에 대응하는 데 써야 했습니다.

6. 재방송 여부: 민노총 인터뷰는 다음 날(26일) 뉴스광장 1부에 2분 46초로 요약 편집된 내용이 재방송됐지만, 노동부장관의 인터뷰가 재방송된 흔적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상의 내용을 보면 27일 노동부 장관의 인터뷰가 있었으니 25일 인터뷰가 형평성에 맞고 총체적으로 균형이 잡혔다는 이재석 씨의 주장은 억지이자 궤변입니다. 그런데 질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문제가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앵커멘트: 민노총 인터뷰는 거제도에서의 농성과 여의도 천막 농성장에서 26일째 단식농성 중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출연자가 "거제에서 그 좁은 공간에 자신을 가두었던 바로 그 노동자"임을 밝히고 그가 "'노란봉투법'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출연자의 입장에 공감하고 그의 의견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됩니다. 반면 노동부장관 인터뷰는 먼저 "중대재해법이 시행 중이지만 올 한해 5백 명이 넘는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사망)는 점을 언급하고 이후 정부가 업무개시권을 발동해 강경하게 대처했다는 점을 제시합니다. 이렇게 되면 시청자는 노동부장관의 발언에 대해 수비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악의적인 여론조사기관이 특정한 답을 유도하기 위해 질문 내용에 본질적이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는 꼼수를 쓰는 행위가 KBS뉴스9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2. 인터뷰의 전개: 민노총 인터뷰는 26일째 단식 중이라는 출연자의 건강을 물은 다음 "좁은 쇠틀 안에 본인을 가두셨고" 등의 감성적 표현을 남발하면서 4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심정을 질문합니다. 이후 '노란봉투법'이 왜 필요한지를 묻는데, 그 답이 앞의 질문인 470억 소송의 답변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후 노조법 2조와 3조에 관한 내용, 그리고 외국과의 차이점 등에서 민노총이 주장하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합니다. 노동부장관 인터뷰는 숨진 노동자가 많다는 점을 제시한 다음 중대재해법이 생겼는데 왜 계속 사고가 나냐고 질문합니다. "회사랑 얘기하고 싶은데 하청업체랑 얘기하라고 해서 파업까지 가는 경우도 있거든요" 처럼 앵커 본인이 민노총만의 프레임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애초에 노동자만 파업 피해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닌데도 "파업 피해 책임을 왜 노동자만 져야 하느냐"라는 또 다른 민노총의 왜곡된 프레임을 제시하는데, 이는 노조면책특권법의 핵심과 거리가 있는 내용으로 앵커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서 출연자의 답변을 쉽지 않게 만드는 측면도 있습니다.

3. 인터뷰 내용 요약 자막: 민노총 인터뷰의 자막은 대부분 출연자의 주장을 요약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청업체 아닌 진짜 사용자, 원청과 교섭해야", "기존 노동조합법 2조 기준으로 불법 낙인" "원청은 교섭 요구 무시 ... 합법 파업 구조적으로 불가능", "외국은 '합법 파업' 인정 범위 자체가 우리보다 넓어" 등으로 개수도 많고 내용도 상세합니다. 그런데 노동부장관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자막은 "불법 책임 묻는 것이 헌법정신" 단 하나에 불과합니다. 생방송이라서 그랬다고 변명하기에는 제작진의 무성의를 숨기기 쉽지 않습니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민노총의 인터뷰와 노동부장관의 인터뷰는 계량적 측면, 기계적 측면뿐 아니라 질적 측면까지 모든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민노총에 유리한 인터뷰였으며, 심지어 노동부장관의 인터뷰조차도 민노총에 유리하도록 설계됐다는 의심까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민노총 인터뷰가 기획되면서 균형성이라는 측면을 애초부터 고려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비판을 의식해 마지못해 노동부장관을 섭외한 흔적도 있습니다. 12월 28일 있었던 취재-제작회의 내용을 보면 보도국의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간부가 "그거 (민노총 인터뷰) 보면서 반론권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월요일에 고용부 장관 섭외 들어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기록돼있습니다.

자 민노총 인터뷰와 노동부장관 인터뷰, 균형이 맞다고 보십니까? 아이템의 기획 과정, 질문의 내용과 앵커의 태도, 인터뷰의 배치 순서, 시간, 질문의 개수, 자막의 배치, 이슈의 구성, 재방송 여부 등 10가지의 관점으로 분석한 내용은 모두 일관되게 이 두 인터뷰가 전혀 균형감이 없으며 민노총 노조에 일방적이고 극단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되고 제작됐다는 점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또 KBS 보도가 겉으로는 균형을 갖추는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교묘하고 악랄하게 편향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 편향성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그런데도 KBS 앵커라는 자는 인터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우기고, 균형성/공정성에 관한 비판을 두고 인터뷰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상대방을 비하하고 있습니다. 마지못해 무성의한 인터뷰, 그것도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엿먹이려고 한 것 같은 인터뷰 한번 해주고 퉁치자고 하고, 또 그걸 근거로 공정했다고 우기고 싶습니까? 이게 KBS의 수준입니까? KBS, 이런 앵커 방치하면서 수신료 받을 자격 있습니까?

2023년 1월 5일

공정방송과 미래비전 회복을 위한 KBS 직원연대 

한편, KBS의 직원연대는 민주노총에 장악된 공영방송을 정상 위치로 돌려놓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이 아닌 KBS 직원들과 연대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